HOME > 커뮤니티 > 팬픽

팬픽

기로에 선 자 (통과의례 - 7)
level.6 지오니
  • 2016-01-05 20:35:37
  • 조회수 632
  • 추천 2
  • 댓글 2

간혹 사람들은 자신의 꿈으로 미래를 본다고 한다. 흔히 예지몽이라고 하며, 무당 혹은 신내림을 받은 사람들의 경우, 미래에 관한 예언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 예언은 모두 엉터리일 확률이 높고, 대부분의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과거에 그럴듯한 일을 자신의 뇌로 짜집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홀플레인의 경우 행운이 높으면, 실제로 미래에 관한 꿈, 혹은 초감각적인 무언가에 의해 불행을 피한다. 행운이라는 것은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지만, 높으면 높을수록 불행하거나, 마이너스적인 운명에서 회피한다고 여기어진다. 

 

고한솔은 태어나서부터 자신의 행운이 높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오히려 남들에 비해 배에 달하는 노력, 보통의 사람들보다 뒤늦은 출발, 똑같은 노력을 하더라도 낮은 결과, 그 모든 것이 불행했다. 하지만 홀플레인에서 행운이라면 준수했다. 수치상으로 표기되지 않지만, 무언가 직감적으로 불행을 피함에 있어 행운이 낮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에 관한 영향이 발현되는 건지, 지금 고한솔의 꿈은 끔찍한 악몽이 펼쳐졌다. 

 

 '꺄아아아악! 도와주세요!' 

 

 '하핫, 이년이, 모두들 잠에 빠져서 너를 도와줄 수 없어.' 

 

주현호는 숲 속 깊은 곳으로, 이가인을 데리고 가 무참히 그녀를 강간했다. 그리고 수차례의 사정으로 만족감을 표현한 후, 그는 칼을 들어 올렸다. 

 

 '후, 뭐 원망을 하지 말라고, 나도 그 녀석에게 죽기는 싫으니까.' 

 

그의 칼은, 그녀의 심장을 꿰뚫었다. 그녀는 그렇게 죽었다. 

 

이후 시간이 지나, 그녀의 처참한 모습에 울부짖는 나의 모습이 보였다. 

 

 "허억…." 

 

고한솔은 식은땀을 흘리며 일어났다. 마치, 지금 당장에라도 그녀가 강간을 당하고 있는 것만 같은 지독한 악몽이었다. 고한솔은 일어나자마자 물을 찾아서 마셨다. 문득 침상을 보았을 때, 이가인과 주현호의 모습이 없었다. 그 사실에 바로 물통을 내팽겨지고 검을 잡았다. 그것은 단순한 꿈이 아니라, 불행한 미래를 예언한 거다. 

 

고한솔은 젖먹던 힘까지 발휘해, 마력을 끌어올렸다. 오밀조밀하게 엮어가며 퍼지는 마력의 그물은 50m, 100m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 고한솔은 급격한 마력 소모에 점차 내부가 진탕되는 것을 느꼈다. 10km까지 범위를 넓혔을까, 그제야 둘의 모습이 보였다.

 

 

그 위치를 확인하자마자 달렸다. 

 

잠시 숨 돌릴 틈도 없었다. 

 

내가 잠깐 숨을 돌리는 사이, 그녀는 처참한 모습으로 죽을지도 몰랐다. 

 

난 내가 할 수 있는 온 힘을 다해 달려나갔다. 얼마 동안 달렸을까, 어느덧 그 둘의 마력은 별다른 감지를 일으키지 않더라도 감지가 되었다. 

 

큰 나무 모퉁이를 돌았을 때, 나는 검을 빼 들 수밖에 없었다. 

 

온 힘을 다해 반항하는 그녀와 바지를 벗으며 달려드는 주현호의 모습이 보였다. 지체할 것 없이, 검을 그었다. 

 

주현호는 문득 이상함을 느꼈을까, 고개 숙였다. 

 

피이이잉! 

 

거친 파공음이 들렸다. 자신의 목 뒤로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이윽고, 주현호는 자신의 몸에 거대한 충격이 밀려들어 왔다. 

 

파아앙! 

 

마치 포탄이 터진 것만 같은 소리였다. 

 

 "커어억." 

 

주현호는 내부 장기에 상처를 입었는지, 피를 토했다. 거칠 것이 없었다. 난 검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그는 경악하는 눈동자로 날 바라보았다. 마치 자신의 계획이 어긋났다는 사실에, 놀란 표정이었다. 

 

 "자, 잠시…." 

 

 "더 들을 필요도…." 

 

 [크어어어어엉!] 

 

순간 어마어마한 굉음이 들렸다. 나와 주현호, 이가인은 동시에 몸을 떨었다. 주현호와 이가인은 엄청난 소리에 놀란 것이고, 나는 그 외침에 포함된 마력에 놀랐다. 

 

 '사자후!' 

 

그것은 사자후였다. 마력을 목소리에 담아, 상대방의 내부를 진탕 시키는 기술. 다른 용도로는 자신의 목소리를 키우는 것도 있지만, 전자든 후자든 이 기술을 쓴다는 것은 상당한 무력을 지닌 괴물이라는 뜻이다. 난 잠시 그 소리에 정신을 팔린 사이, 주현호의 눈이 빛을 내는 것을 확인하지 못했다. 

 

 "에잇!" 

 

주현호는 주변 모래흙을 집어 들어, 내 눈을 향해 던졌다. 

 

촤아악! 

 

사자후로 인해, 순간적으로 방향감각을 상실한 나는 그것을 피할 수가 없었다.

 

주현호는 그 짧은 틈을 타,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 나는 그 모습에 눈을 감고, 마력으로 감지해 그에게 검을 휘둘렀지만 아슬아슬하게 그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갈 뿐이다. 

 

 "으아아악!" 

 

비록 주현호의 비명이 들렸지만, 그의 발은 쉴 새 없이 놀리고 있었다. 원래 세이브 포인트로 돌아가는 움직임이었다. 

 

난 그를 추격하려는 찰나, 어떤 존재가 이곳으로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크르르르]

 

 난 그 존재감에 몸을 멈추었다. 나 혼자라면 이곳을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지만, 이가인은 그러지 못한다. 안 그래도 반항으로 인해, 몸을 고동하기 힘들 텐데 내가 이곳을 벗어나게 된다면 그녀는 틀림없이 죽을 것이다. 나는 마음을 다잡았다. 이것은 정면돌파밖에는 답이 없었다. 

 

수풀을 헤치고 나타난 것은, 비정상적으로 몸집이 큰 검치호였다. 

 

녀석은 노란 눈을 빛내며 나를 보고 있었다. 마치 네 녀석이 나의 단잠을 깨운 것이냐, 묻는듯한 움직임이었다. 그 질문에 검을 들어 올렸다. 녀석은 나의 행동에 심기가 불편한지 낮게 그르렁댔다. 

 

내 뒤에는, 그 거대한 검치호를 보며 오들오들 떨고 있는 이가인이 보였다. 

 

녀석의 그 거대한 몸집과 날카로운 이빨, 억센 근육을 보았을 때, 솔직히 말하면 지금 능력으로는 도망쳐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이다. 

 

아니, 그게 더 좋은 선택일까? 

 

단지 살아남아서 계속계속 후회하면서 사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일까? 

 

그래, 도망친다면 난 절대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없을 거다. 하지만 이길 수 있을까….

 

아니, 이겨야만 한다. 

 

이길 수 없다면 내 목숨을 불사 질러서라도 이 녀석을 죽여야만 한다. 

 

나는 녀석이 내뿜는 살기에, 몸을 약하게 떨었다. 압도적인 신체조건과 마력 차이. 단지 내가 우위에 있는 것은, 고작해야 저 검치호 입장에서는 이쑤시개 하나를 들고 있는 것뿐이다. 

 

아니, 정말 그것만이 내가 저 녀석보다 나은가? 

 

아니다. 나는 무수히 많은 괴물과, 사용자들에게서 살아남은 경험이 있고, 하찮은 짐승보다 많은 싸움에서 살아남았다.

 

만일 이 싸움에서 죽는다면, 전에 나에게 목숨을 잃었던 사용자들이 나를 비웃을 것이다. 

 

마음을 다잡았다. 

 

무엇하나 좋은 게 없었지만, 나는 절대 포기 하지 않는다. 

 

그 순간, 무언가 내 내면이 변했다. 

 

 

 [사용자 잠재능력을 개화합니다.] 

 

 

 [개화되는 능력은 바로 심안(合)입니다.] 

 

 

 [랭크 판정 F를……, 아니, 오류가 있었습니다. 사용자 고한솔은 랭크 판정 A를 받습니다]

 

 

 마음이 차분해졌다. 

 

 이 잠재능력은 전에 각성한 잠재 능력이다. 

 

 각종 정신공격을 무효화하며, 동시에 싸움에 있어 냉정한 판단과 효율적인 움직임을 보조하는 능력이다. 

 

내 움직임에 있어, 비효율적인 공격은 존재하지 않지만, 능력은 나의 움직임에 더욱 가속해주는 역할이다. 

 

몸이 가벼워진 것은 아니지만, 조금은 아까보다 가볍다는 느낌을 받았다. 

 

녀석은 낮게 울부짖으며 나에게 달려들었다. 

 

움직임이 보인다. 아니, 쉽게 예측이 되었다. 녀석은 단숨에 승부를 보겠다는 듯이, 마력으로 다리를 강화해 달려들었다. 마치 중형차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려드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난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피해냈다. 내 옆을 마치 거대한 바람 소리를 내며 달려가는 검치호의 모습이 보인다. 

 

그에 침착하게 검기를 일으켰다. 검기는 두부를 가르듯, 녀석의 모피를 뚫고 정확하게 옆구리를 베었다. 녀석은 고통스러운 울부짐을 내뱉었다. 그에 거대한 앞발을 휘둘렀지만, 난 그에 여의치 않고 더 깊숙이 파고들었다. 그에 앞발로 나를 내려찍으려고 했지만, 난 다시 가볍게 옆으로 굴러 피했다. 

 

녀석이 내려친 자리는 거대한 진동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 순간조차 느낄 시간도 없다. 재빨리 구르던 힘을 이용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나를 맹렬하게 노려보는 검치호의 눈길이 보였다. 검치호의 눈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예기치 못한 공격에 대한 분노였다. 

 

나는 조금 숨을 골랐다. 

 

녀석의 행동을 보았을 때, 이제는 장난을 치지 않고, 진지하게 하겠다는 모습이 보였다. 

 

나 또한 녀석의 공격을 대비해, 마력을 점차 끌어올렸다. 

 

녀석은 마력을 최고조로 끌어올렸을까, 망설이지 않고 달려들었다. 

 

큰 공격은 곧 빈틈이 많다. 

 

하물며 전문적으로 싸움을 배우지 않는 짐승들은 그 빈틈을 공략하지 못하게, 압도적인 피지컬로 극복을 하지만, 만약 그 틈만 찌를 수 있다면 회심의 일격을 먹일 수 있다. 

 

 [크어어어어어엉!] 

 

녀석은 숲이 떠나가라, 비명을 질렀다. 내 검은 녀석의 가슴을 꿰뚫고 정확하게 녀석의 심장을 갈랐다. 녀석의 엄청난 무게에, 팔이 부들부들 떨렸지만, 녀석을 간신히 옆에 쓰러뜨렸다. 머릿속에는 업적을 달성하였다는 소리가 들렸지만 신경 쓰이지 않는다. 

 

문득 내 얼굴을 타고, 땀이 흘렀다. 

 

정말이지, 회귀를 하고 나서 쉬운 싸움이 없었다. 항상 촉박하거나, 아니면 지금 수준으로는 감당하기 어렵거나 둘 중 하나였다. 

 

이가인은 나무 밑에 쪼그려 앉아 있었다. 

 

마치 그녀에게는 무엇이 일어났는지, 제대로 인지하기도 어려울 거다. 

 

울먹거리며 눈을 닦던 그녀는, 싸움이 끝나자마자 나에게 안겼다. 

 

 

● 

 

 

주현호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솔직히 수면제를 과도하게 넣어서, 내일 아침에도 제대로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했지 무슨 잠이 든 지 1시간도 안 돼서 일어날 줄은 예상도 못 했다. 세이브 포인트로 돌아가는 길은, 주현호가 떨어뜨린 핏방울들에 의해 그의 위치를 가리켜주고 있었다. 

 

 "하, 제기랄…." 

 

주현호는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여인을 겁간하고 살해한 뒤, 검치호를 끌어들여 위장하려던 계획은 들통이 났다. 

 

그렇다면 이제 그들과 같이 행동하는 것은 무리였다. 

 

주현호는 세이브 포인트에 도착하자마자, 깊게 잠들어 있는 백형식을 깨웠다. 백형식은 졸린 지 자꾸만 눈을 비비었지만, 새빨갛게 물든 그의 어깨를 보았을 때, 깜짝 놀랐다. 

 

 "너! 대체 무슨 짓을 당한거야!"

 

 "그들이 배신했어!" 

 

 "대, 대체 무슨 말이야! 그들이 배신했다니!" 

 

 "젠장, 설명할 시간이 없어. 여길 빠져나가야 해!" 

 

형식은 그의 말에 이해할 수 없었지만, 서둘러 짐을 챙겼다. 주현호에게 붕대를 감아주려고 했지만, 현호는 한시도 급하다며 세이브 포인트에서 필요한 물품 몇 가지를 챙기고 나갔다. 

 

백형식은 그 행동에 기묘한 느낌을 받았지만, 자신의 친구인, 주현호를 다치게 한 것은 명확한바. 그들이 배신했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었다. 

 

그 둘은, 필요한 물건들을 챙기고 나갔다. 

 

잠시 시간이 흐른 뒤, 고한솔은 이가인을 업고 나타났다. 

 

이가인은 남자의 등에 업힌 것이 부끄러운지, 고개를 묻었지만 빨갛게 물든 귀까지 숨길 수는 없었다. 

 

고한솔은 혀를 찼다. 

 

아무래도 둘은 검치호와 싸우는 사이 사라진 모양이다.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핏자국이, 말랐는지 얼마 안 되었던 것을 보았을 때, 그들이 떠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추격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통과의례가 끝나게 된다면, 그들은 사용자 아카데미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그때, 복수하여도 늦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고한솔은 울먹거리는 그녀는 진정시켰다. 

 

그렇게 심란했던 밤이 흘렀다.  

level.6 사용자 지오니

성별
직업
일반검사
성향
레벨
Lv.6
경험치
51450 EXP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