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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자 (통과의례 - 2)
level.6 지오니
  • 2016-01-04 19:3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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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맨들이 울부짖는 시끄러운 소리에, 공터에 속한 사람들은 데드맨들이 자신들 근처에 왔다는 사실을 알았다. 

 

 "뭐, 뭐야! 저 이상한 괴물들은!" 

 

 "꺄아아아악!" 

 

모두 데드맨의 흉측한 모습에 경악해 하며 비명을 내질렀다. 그 소리에 데드맨들이 흥미가 생겼을까, 무리 중 일부는 그들을 향해 나아갔다. 

 

 "모, 모두 무기를 들어!" 

 

 "무기요?" 

 

 "그래, 천사들이 준 무기가 있잖아!" 

 

김형만은 그들을 통솔했다. 비록 데드맨 몇 마리가 그들을 향해 다가왔지만, 고한솔에 간 데드맨들의 숫자에 비하면 새 발의 피였다. 김형만은 맨 앞에 다가오는 데드맨을 향해 자신의 도끼를 휘둘렀다. 그러자 데드맨은 둔탁한 소리와 함께 쓰러졌다. 

 

 "하하, 이것들 굉장히 몸이 연약해. 한방이면 충분히 물리칠 수 있어!" 

 

차승현도 자신이 받은 창으로 데드맨의 심장을 푹 찌르자 데드맨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으…." 

 

하지만, 창에서 나오는 검은 핏물은 평범한 사람들의 안색을 굳히기에는 충분했다. 차승현은 자신의 창대를 타고 흐르는 핏물을 보며 패닉에 빠졌다. 사회에서 평범하게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내던 그에게, 이런 광경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 충격에 경직되었을까, 그런 차승현을 향해 또 다른 데드맨이 그를 향해 질주했다. 

 

 "뭐해! 정신 차려!" 

 

김형만의 외침에, 차승현은 가까스로 자신의 창으로 자신을 물려는 데드맨을 저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무작정 달려오는 데드맨의 돌진력에, 차승현은 그만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데드맨은 썩은 이빨로 그를 물려고 하였지만, 필사적으로 그것을 저지했다. 

 

 "으앗!" 

 

유현아는 그 모습에 어찌할 줄 몰랐다. 문득 자신이 꿈꾸고 있는가, 생각이 되어 뺨을 꼬집어 보았지만 약간 얼얼하게 느껴지는 고통이 현실임을 깨달았다. 아무튼, 그녀는 차승현을 깔아뭉개고 있는 데드맨을 발로 차버렸다. 데드맨은 그 탓에, 자신의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졌다. 차승현은 재빨리 몸을 일으켜 자신을 깔아뭉갠 데드맨의 가슴팍에 창을 내질렀다. 

 

데드맨은 짧은 단말마를 지르며, 목숨을 잃었다. 

 

김형만은 자신이 받은 도끼를 휘둘렀다. 오랜 시간, 막노동 판을 전진하며 살아온 그의 근육은 아주 알짜배기만 있었다.

 

비록 데드맨이 사람보다 썩어 문드러져 있지만, 한 번도 도끼들 다루지 못한 사람이 한숨에 목을 날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김형만은 그 누구보다 능숙하게 데드맨의 목을 베었다. 

 

 "야, 거기 질질 짜지 말고 일어나!" 

 

 "히익!!" 

 

한승아는 자신의 앞에 데드맨의 시체가 쓰러지자, 기겁했다. 그녀는 자신에게 달려오는 데드맨 무리를 보고는, 무작정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건 꿈일꺼야, 꿈이라고!' 

 

마치 그들의 모습이 비현실적으로만 느껴졌을까, 한승아는 그저 현실을 부정하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데드맨들은 생각보다 재빨랐다. 평범한 남성에 비하면 비록 부족한 움직이었지만, 평범한 여성들보다는 빠른 움직임으로 한승아를 쫓기 시작했다. 데드맨들은 이윽고 그녀의 뒤를 잡고는 그녀를 쓰러뜨렸다. 

 

 "꺄아아아악!" 

 

데드맨들은 그녀를 땅에 쓰러뜨리고는 마구 물어뜯기 시작했다. 그 고통에 비명을 내지르며, 팔다리를 마구 흔들었지만 데드맨들은 그저 살아있는 인간의 육편을 뜯고 마실 뿐이었다. 김형만이 도끼를 들고 한승아를 먹고 있는 데드맨들에게 도끼를 휘둘렀다. 데드맨들은 뒤에서 덮쳐오는 도끼를 피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김형만이 그녀를 보았을 때, 그녀의 목숨은 이미 경각에 달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살…려…주…세요." 

 

그녀의 팔다리는, 데드맨에 의해 여기저기 살점이 뜯겨 나갔고, 가장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는 건, 그녀의 목덜미에서는 데드맨에 의해 피가 철철 흘러넘치고 있었다. 김형만의 그녀의 모습에, 그녀가 비록 싸가지없고, 짜증이 난 아가씨였지만 연민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한동안 괴로움에 차 몸부림치던 그녀는, 이윽고 차가운 주검이 되어 땅을 적셨다. 

 

한편, 데드맨 무리에게 돌진한 고한솔은, 자신의 몸이 예전과 같이 않다는 것을 알았다. 아니,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고한솔이 마지막으로 제로 코드를 획득할 당시 능력은, 당대 사용자와 부랑자를 통틀어 톱이라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사용자였다. 한때, 수리마창의 주인 공찬호와 미친년 반다희, 무신 차승현을 동시에 상대하고도 지지 않을 정도로 강한 인물이었다. 

 

뇌제 김유현과, 전장의 지휘자 한소영, 엑스칼리버의 주인 엘도라조차 그들을 이기 못했는데, 한낱 미물 따위가 그를 이기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고한솔을 보조하는, 잠재능력과 고유 능력은 하나도 없었다. 고한솔의 모든 능력은 개화하여 EX 랭크를 찍었고, 비록 능력의 격의 차이가 있겠지만, 고한솔은 그야말로 싸움에 있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는 능력자였다. 

 

물론, 지금은 그 어떠한 능력도 개화되지 않았고, 능력은 고작해야 전성기의 절반도 되지 않는 시점이지만 일개 데드맨 무리를 상대하는 데는 과분했다. 

 

고한솔은 자신의 검으로, 앞서 달려 나오는 데드맨의 목을 가볍게 베어버렸다. 근력은 비록 모자랐지만, 현재 존재하는 마력을 회로를 타고 신체를 강화했기에, 데드맨을 목숨을 끊는 건 일도 아니었다. 

 

그 후 뒤따라 달려오는 데드맨을 발로 차버리며, 데드맨 무리의 균형을 무너뜨렸다. 하지만 그 옆에서 치고 나오는 데드맨 무리를 보자마자, 고한솔은 자신의 검을 크게 휘둘러 베었다. 비록 예전에 비해 많은 능력이 모자라고, 그를 절대적으로 보조하는 능력은 하나도 없었지만, 그는 한때 최강의 인물이라 인정받은 사내이다. 이 정도 시련은 그에게 있어서, 새 발의 피도 아니었다. 

 

데드맨 무리가 무차별적으로 고한솔을 향해 달려들었지만, 고한솔은 검을 쉴 새 없이 휘둘렀을 뿐이다. 

 

그가 검을 휘두르면, 데드맨의 목숨은 한 마리 무조건 앗아갔다. 두 번 움직이면 반드시 두 마리의 목숨이 없어졌다. 비록 사람이 변해 퇴화되어버린 괴물인 데드맨이지만, 목숨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본능일까, 그들은 고한솔을 죽이려 달려 드는 것을 멈추었다. 어느덧 고한솔의 주위에는 수십의 데드맨의 시체들이 쌓여있었다. 남아있던 데드맨들은 그가 한걸음 움직이자, 자신도 모르게 한걸음 뒷걸음질 쳤다. 

 

고한솔은 흉흉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저도 모르게 살기가 치솟았다. 데드맨들은 마치 자신들의 몸이 갈갈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받았다. 그 모습에, 데드맨들은 모두 뒤돌아 도망가기 시작했다. 고한솔은 추적할까 싶어 검을 들었지만, 이미 뿔뿔이 흩어진 그들을 잡는 것은 어려웠다. 

 

그 모습이, 그는 매우 하찮게 느껴졌다. 

 

수많은 사용자에게 둘러싸여도, 그는 기필코 살아남아 모두 죽였다. 고작해야 인간이 변질되고, 퇴화되어버린 한낱 데드맨따위가 그를 헤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아무튼, 고한솔은 데드맨 무리를 물리치고 그들을 돌아보았다. 그들을 돌아보자, 그들은 겁먹고 자신의 무기를 들어 겨누었다. 마치 비상식적으로 강한 능력을 지닌 것만 같은 그가 돌아보자, 포식자의 앞에 선 피포식자와 같은 기분일까, 모든 사람은 그를 경계했다. 

 

고한솔은 실망했다. 

 

아무리 앞뒤 사정을 모른다고 하지만, 자신들을 구하기 위해 검을 휘두른 사람에 대한 대가가 이런 것이라니. 

 

그 모습에, 등을 돌리고 그곳을 떠나려고 했다. 

 

 "크윽…." 

 

고한솔은 순간 어지럼증을 느꼈다. 마력의 과부하로 인해, 몸이 탈진하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아주 작은 통로에, 억지로 마력을 쑤셔 박아 가동한 것은 그로서도 견디기 어려운 일이었다. 아니, 이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마치 렙1의 캐릭터가, 레벨 10 때 배우는 스킬을 억지로 쓰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제대로 신체를 단련되었지 않았고, 마력회로는 극도로 피로감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간신히 검을 지팡이 삼아, 비틀거리며 근처 나무에 기대었을 때, 한목소리가 들렸다. 

 

 "괜…찮으세요?" 

 

유현아는 아주 조심스럽게 물었다. 

 

 "……." 

 

고한솔은 조용히 뒤를 돌아보았다. 두 남성은 유현아를 만류하였지만, 유현아는 그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에게 다가갔다. 그녀로서도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이었다. 데드맨의 피로 인해 얼룩진 그의 모습은, 이상하리만큼 그녀에게 있어서 안쓰럽게 느껴졌다. 고한솔은 그녀의 말이 들렸지만 무시하고 걸어갔다. 

 

뒤돌아 그녀를 보았을 때, 그녀의 연민하는 눈이 보였다. 그 때문에 고한솔의 마음은 흔들렸지만, 그저 그곳을 천천히 걸어나갔다. 

 

혼자 있고 싶어졌다. 

 

고한솔은 그렇게 떠나갔다. 

 

남은 사람들은 그제야 긴장이 풀린다는 듯,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후우, 대체 이게 무슨 봉변이야." 

 

 "그러게 말입니다." 

 

 "……." 

 

남아있는 사람들이라곤 셋뿐이었다. 한승아는 데드맨의 습격에서 죽고 말았고, 남은 자들은 지친 마음을 다잡고 모였다. 

 

 "대체 그놈은 누구지?" 

 

김형만은 당연한 질문은 하였지만, 그 누구도 그의 말에 답하지는 못했다. 

 

마치 유령처럼 나타나 그들에게 피해를 주는 무리를 처단하고, 조용히 떠나버렸다. 

 

 "아, 정말이지 무서운 사람입니다. 그 많은 숫자를 혼자서 처리하다니…." 

 

차승현은 무자비하게 데드맨을 도륙하던, 그의 모습을 떠올리곤 몸서리쳤다. 절제된 움직임, 단 한 치의 망설임도 보이지 않는 공격, 극도의 효율적인 공격. 그것은 단순히 무술을 배웠다기보다, 전쟁터에서 수십 년을 글러 먹은 듯한 움직임이었다. 그자에 대해서 누굴까 생각이 들었지만, 그들은 처참하게 죽어버린 한승아에 대해서 생각했다. 

 

비록 첫만남이 좋지 않았지만, 그 만남 그대로 죽어버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의 죽음에 짧게 애도를 표했다. 

 

그들은 잠시 체력을 회복한 후, 작은 무덤을 만들기 시작했다. 

 

비록 개죽음을 당하기는 했지만, 인간적으로 슬펐기에 모두 그녀의 무덤을 만드는데 동참했다. 

 

 '누굴까?' 

 

유현아는 궁금했다. 

 

그의 눈빛은 자신을 잘 아는듯했다. 그러나 자신의 기억 속에는 그 사람과 비슷한 사람은 찾을 수도 없었다. 그 괴리감에 이상한 기분이 들었지만, 일단 죽어버린 한승아를 위해 무덤을 만드는 것을 도왔다. 

 

 

 

● 

 

 

 

크윽…. 

 

고한솔은 나무에 기대었다. 

 

그들에게서 멀리 떠나, 어느 한적한 공간에 도달하게 되었다. 마치 다른 예비 사용자들이 있었을 것만 같은 흔적이 있었다. 

 

그곳에 있었던 핏자국과, 썩어 문드러진 시체들을 보았을 때, 그들이 좋은 꼴을 보지 못한 것은 쉽사리 알 수 있었다. 

 

치진 마음에 고한솔은 그곳에서 검을 쥐고는 나무에 기대었다. 

 

무언가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연민하는 그녀의 눈동자를 보았을 때, 갑작스럽게 화가 치솟아 올랐다. 

 

그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화인지, 혹은 그녀에 대한 화인지, 아무도 몰랐다. 그냥 단순히 화가 났다. 

 

문득 태양은 자취를 감추기 시작하였고, 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고한솔은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았다. 밤하늘은 처음 보는 별자리들로 가득했다. 근처 죽은 사용자들에게서 옷을 벗겨서 작은 이부자리를 만들었다. 누가 보면 고인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생판 알지도 못하는 남일뿐더러 홀플레인이 아니라 통과의례에서 죽는다는 것은 개죽음이나 다름이 없었다. 동정할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아무튼, 그는 불편한 잠자리였지만, 나무에 기대어 잠을 청하기 시작했다. 

 

혹시나 불의의 습격에 대비하여, 검을 자신의 손에 꽉 쥐고 자는 것은 잊지 않았다. 

 

 

● 

 

 

문득 자신의 근처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고한솔은 살짝 눈을 뜨자, 그곳에는 한 인영이 있었다. 

 

그가 자신을 향해 손을 뻗었다. 

 

 "꺄아아아악!" 

 

 "누구냐!" 

 

순식간의 일이었다. 

 

고한솔은 자신의 향해 팔을 뻗은 여인을 바로 뒤집어 제압하곤, 그녀의 목을 향해 검을 겨누었다. 

 

황급히 마력을 일으켜 주위를 감지하기 시작했다. 

 

주위에는, 어떠한 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오직 그녀와 그, 둘만의 기척만 느껴졌다. 

 

 "죄, 죄송해요." 

 

그녀는 울먹거리며 말했다. 

 

 "넌…." 

 

그녀의 모습은 낯이 익었다. 

 

그녀는 자신도 익히 알고 있던, 자신의 수하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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