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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락한 여왕 - 프롤로그
level.3 이승현
  • 2016-11-16 17:47:06
  • 조회수 1088
  • 추천 1
  • 댓글 3

  빗소리가 창문 밖에서부터 새어 들어오기 시작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홀로 남겨진 여인은 그 빗소리에 응답하듯 홀로 눈물을 흘렸다. 그녀의 이름은 유현아, 1회차에서는 성스러운 여왕이라고 불리기도 했던 여인이었다. 연갈빛을 띈 그녀의 하늘하늘한 머리카락이 밖에서부터 불어오는 바람에 살짝 띄워졌다 가라앉았다. 절규하는 제 주인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것일까. 어느 때보다 춥고 쓸쓸한 겨울에 홀로 남겨진 유현아에게는 혹독한 일이었다. 그녀가 걸어갈 가시밭길 속에서 그녀의 목숨을 부지해 주던 두 나뭇가지는 누군가의 손길 아래 부서져 버렸다. 이제 그녀를 지켜줄 존재는 없다. 그것이 유현아에게는 너무나도 큰 충격이자 고통인 일이었다. 가시밭길을 걸어갈 운명을 지니고 있던 그녀는 누군가에게 떠밀려 가시밭길 속의 지옥으로 떨어져 버렸다.

 

" …왜? "

 

 '왜' 냐는 의문이 식어가는 그녀의 머릿속을 조금씩 덥혀 들어갔다. 여관 안이라서 비도 새어 들어오지 않을 터였다. 그런데도 그녀의 얼굴은 눈물로 젖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뜨거운 물방울이 그녀의 눈에서 볼을 타고 내려가 손등에 한 방울 떨어졌다. 그녀는 손을 들어 자신이 흘리고 있는 눈물을 닦으려 했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꼴이었다. 유현아의 손에 막히지 않고 아래쪽으로 흘러내리기 시작한 눈물은 멈출 줄을 몰랐다.

 

" 어째서…? "

 

 유현아의 시선이 아래를 향했다. 목에 그림자 여왕의 은빛 단검이 틀어박혔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채로 까뒤집힌 눈동자를 감지도 못한 반다희가 눈에 띄었다. 창백하게 색이 없어진 반다희는 소름끼칠 정도로 무서웠다. 하지만 유현아는 그 시체에서 눈을 돌리지 못하고 바라보기만 했다. 얼마나 바라보았을지 모르겠지만 유현아는 시선을 다시 돌렸다. 그녀의 눈에 차승현의 시신이 띄였다. 창을 놓아버린 채로 잘려버린 한쪽 팔과 검에 베여 나뒹구는 목이 보였다. 반다희와 차승현의 시체 주변에는 이미 붉은 액체들이 흥건하게 고여 있다. 여관에 있다고 하기에는 너무 잔인하고 충격적인 모습이었고, 늘 순수하고 착하게 살아왔던 유현아에게는 정신을 놓아버릴 정도의 충격이었다.

 

" 흐아…. 흐아아아아……. "

 

 언제까지나 그칠 것 같지 않던 유현아의 눈물이 어느새 그쳤다. 그녀의 볼에 남아있는 메마른 눈물자국만이 그녀가 눈물을 흘렸었다는 증거였다. 붉게 충혈된 눈동자는 아직도 그녀가 감정을 가라앉히지 못했다고 알려주는 듯했다. 유현아의 바싹 메마른 입술에서 계속해서 쉰 목소리가 목구멍을 타고 나갔다. 그녀는 더 이상 시신들을 바라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얼마간을 바닥만 쳐다보던 그녀는 곧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 흐히, 흐히히, 흐아흐. 흐히히…. "

 

 초점을 잃은 유현아의 눈동자는 이미 바라보기도 힘들 정도로 일그러져 있었다. 웃는 소리인지 우는 소리인지도 모르는 뭉개진 소리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미친 사람처럼 보이는 행동을 하던 그녀는 곧 몸을 고꾸라트렸다. 모든 것을 믿기 힘들다며 부정하려 하는 그녀가 마주한 시렵고도 차가운 현실은 너무나도 잔혹했다. 자고 일어나면 모든 것이 꿈일 것이라며 믿으며 유현아는 그대로 의식을 깨져버린 수면 속으로 던져 버렸다. 까뒤집힌 그녀의 눈은 의식을 잃어가면서도 증오와 절규로 가득 차 있었다.

 

" 이 정도면 쓸만하겠군. "

 

 쓰러진 유현아를 보고 거칠거칠하면서도 탁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렇게 1회차에서 성스러운 여왕이라고 불렸던 사용자 유현아의 운명은 시간을 되돌려 새로 시작한 남자, 김수현에 의해 뒤틀렸다. 어쩌면 이것보다는 더 좋을 수도 있었을 운명은 파괴되고, 되돌릴 수 없는 멸망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아는지 유현아는 고통스럽고 후회스러운 얼굴로 잠들어 있었다. 누군가 그런 유현아를 들었다.

 

 

* * *

 

 

다음 시간에 계속. 

level.3 사용자 이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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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창술사
성향
레벨
Lv.3
경험치
1220 EX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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