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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팬픽-3회차
level.3 고겸도
  • 2016-03-06 10:05:42
  • 조회수 2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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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차가움이 감도는 방, 덩그러니 놓여진 제단.. 그리고  홀로 서있는 남자가 한명.

남자는 무언가 빠져 나가 버린듯한 공허한 눈빛으로 천장을 바라 보고있었다.

 

'대체 어디서 부터 잘못되었던걸까'

 

옛 사용자였던 남성,김수현은 무언가 마음에 안드는 듯 눈가를 찝흐렸다.

 

'혼자서 모두 짊어지면 어쩌자는 거냐 세라프' 

 

그는 시선을 제단으로 옮겼다.

김수현의 눈엔 늘 있던 여성이 인사를 보내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항상 앉아있던 제단에서 그를 바라보며 마르는 잘있는지,현실세계에서 무얼 하였는지 묻기 시작했다.

 

'아니,이건 환상이다'

 

그에게 항상 참된 조언을 해주던 그녀는 이제 없다.

무뚝뚝해 보이지만 사실 상냥함이 넘쳐나던 그녀는 이제 없단 말이다.

 

"장난은 그만하고 나와라,제로코드"

"지금 어디서 부터 잘못됬는지 생각하고 있는가"

 

어느세 김수현의 옆에 나타난 제로코드는 김수현의 속내를 다알고 있다는듯 개구쟁이처럼 웃기 시작했다. 

 

"역시 너는 재밌는 왕이다.남들은 다시 한번 잡지도 못하는 기회를 두번이나 바라다니 말이야"

"쓸데없이 나를 부추기려 하지마라 제로코드"

 

방금의 대화로,김수현은 제로코드가 원하는것을 깨달았다.

 

'이녀석은,즐기고 있던거야'

 

"어쩔수 없지 않느냐.전능 하지만 자유란 없는 나에게,오락이라곤 세상을 관찰하는것 밖에 없다.

그런데 이미 사라졌으나 다시 즐기게 해줄 인물이 바로 앞에있는데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김수현은 잠시동안 제로코드에 담긴 깊은 무언가를 보았다.

 

"대출혈 서비스다,감사히 여기도록 해라 이 내가 조금 손을 보태 주도록 하마"

"미안하지만 뜻대로 놀아날 생각 따윈 없다"

 

지금의 김수현은 1회차의 김수현과 많이 다르다.

복수귀에 가진것 하나 없던 그때와는 달리 김유현과 한소영이 살아 있고,클랜원들이 있으며 정을 통한 여인들이 있다.

지금의 그는 1회차와는 다른 인물이다,그리고 버리고 떠나기엔 너무 소중한 것들이있다.

 

"약해졌구나, 너무나 약해졌어.1화차의 그대가 지금의 그대를 본다면 배꼽을 잡고 웃겠구나"

"...."

 

'더 이상의 대화는 무가치하다.'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갈 생각이 없는듯 김수현은 몸을 돌려 출구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뒤 돌은 김수현을 보며 제로코드는 아쉽다는듯,또한 안타깝다는듯 한탄했다.

 

"세라프라는 천사가 이렇게 불쌍할수가.김수현,너는 은혜도 갚을줄 모르는 단순한 금수새끼인건가?"

" ..뭐?"

 

'진정하자 단순한 도발일 뿐이야'

 

김수현은 내부에서 무언가가 끊어질뻔 하였으나 억누르고 말을 이었다.

 

"지금 그 발언은 매우 모욕적인 발언이다.취소해라"

"왜그러지? 평상시 그대라면 웃으며 넘겨 짚었을 말이었다.무엇이 그리 거슬리는가? 무엇이 그대의 태산을 뒤흔드는가?"

"나는 이미 말을 끝냈다.날 흔들지마라 제로코드"

"쯧쯧쯧 그 천사는 너를 위해 모든걸 버렸다만 그 결과는 이것뿐인가.사랑을 위한 헌신의 끝이 고작 이것 뿐이라는것에,그대의 생각은 어떤가?"

" ....."

 

제로코드의 말에,김수현은 본인도 눈치채지 못한체 세라프란 존재를 스스로 되뇌이기 시작했다.

 

 

'세라프는,지금의 상황에 과연 만족할까? 혹시 마지막의 마지막에 후회 하지 않았을까?'

 

 

"그것 보아라,벌써 천사의 핑계를 대며 열심히 이유거리를 만들고 있지 않느냐."

 

제로코드의 모욕적인 발언에도 김수현은 미처 듣지 못했다는듯 곰곰히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결론을 지었다.

 

'확실히 제로코드의 말대로다.나는 세라프에게 갚을수 없는 도움을 받았어'

 

김수현은 스스로 마음이 회귀쪽으로 기울였다는걸 느꼈다.

하지만 쌓아온 인연이,미련이 재차 발목을 붙잡는다.

 

김수현은 다시 한번 생각을 다잡기 위해 마음을 추수르기 시작했다

 

안현과 안솔,이유정과 김한별과 처음 만난 통과의례.

김한별의 이탈과 신상용과 정하연이 추가된 6명이서 처음 만든 머셔너리.

온갖 추억거리,가십거리가 될만한 기억들이 속속히 지나쳐 간다.

 

문뜩 김수현의 머리 속에서 세라프와 함께한 과거도 스쳐 나간다.

 

군대에서 전역하고 강제소환에 당황한 상태로 처음 만났던 시간

소형 캐러벤에서 무시를 당하던 당시 유일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던 시간

김유현과 한소영의 죽음으로 피폐해진 자신의 옆에서 보듬어 주었던 시간 

회귀를 결정했을때,자신이 희생될걸 알면서도 사력을 다해 도와준 시간

마르와 함께 셋이서 엿본 가족의 따듯함... 잊을 수 없는 온기가 조금씩 더해져 간다.

하나하나의 모습들이 스쳐가면서 김수현의 다짐은 점점 마모되어가기 시작했다.

 

"원한다면 내가 당장 이루어 주마 나는 제로코드,홀플레인의 정상에 내가 있다.

이미 두번이나 쟁취한 그대에겐 무척이나 쉬운일이다.내가 보장하지 그대는 지금의 것들을 다시한번 손에 넣을 것이다.

손해 보는것 따윈 아무것도 없다.약간의 노력만있으면 그대가 지금 간절히 원하는것을 손에 얻을수 있다!" 

 

안된다는걸 알면서도 손을 뻗고 싶어진다.

어렵게 손해 넣은것들을 뿌려치려고 하고 있다.

 

"3회차에서 얻을 인연은,지금의 그들이 아니야"

"그들도 지금의 그들처럼 소중해질것이다."          

 

새로 시작하는 그곳에,나와 함께한 자들은 없다.

지난 몇년간 세웠던 추억이,시간이 거부 되어 지워질것이다.

 

순간 너도밤나무 클랜의 유현아가 떠오른다.

끝내 구하지못해 거주자로써 지구로 돌아가지 못하는 신상용이 떠오른다.

 

'만약,다시 시작한다면 내가 해낼수 있을까.'

 

이미 제로코드가 단언했다.

할 수 있다,다시 한번 세라프를 볼수있다.

 

제로코드가 손을 건낸다.

김수현은 이것이 무슨 뜻인지 잘 알고있다.

 

"마음을 정한것 같군.

3회차를 시작하고 싶으면 손을 잡아라 지금에 안주한다면 뿌리치고 이곳에서 나가면 된다."

 

김수현은 그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

 

느리게,평소 그의 손짓이라 믿겨 지지 않을 정도의 느린 속도로 손이 움직인다.

 

제로코드가 씩 웃으며 말했다

 

"다시 한번 환영한다,홀플레인에 온것을"

 

그뒤,김수현의 의식은 끊겼다.

그가 다시 눈을 떳을때, 그토록 원하던 세라프를 볼 수 있으리라.

level.3 사용자 고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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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0 EX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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