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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자(사용자 아카데미-1)
level.6 지오니
  • 2016-01-14 10:26:42
  • 조회수 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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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1

다시 눈을 떴을 때 보인 것은, 나를 묘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는 천사의 모습이 보였다. 

 

 "왜, 당신은 그들을 구한 것이죠!" 

 

 "그것이, 불만인가?" 

 

 "……." 

 

천사는 나를 노려보았다. 나 또한 거기에 지지 않고 그녀를 노려보았다. 한참을 그렇게 서로 노려보았을까, 먼저 백기를 든 것은 천사였다. 

 

 "뭐, 상관은 없습니다. 당신이 무슨 의도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제 알 바는 아니죠." 

 

 "그렇다면 신경 꺼라." 

 

짜증이 일었다. 대체 그렇다면 왜 말을 꺼내어, 사람을 귀찮게 하는지 모르겠다. 

 

 "당신…!!" 

 

천사는 날개를 퍼득거리며 나를 보았다. 

 

 "후…, 됐습니다." 

 

천사는 화를 내려다가, 상처를 입은 나의 모습을 보았는지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녀는 나의 모습을 보더니, 나에게 조금씩 다가왔다. 

 

 "왜, 상처라도 치료해주려고 오는 건가?" 

 

 "아무리 당신이 미워도, 전 당신의 도우미니까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오는 그 모습에, 나도 귀찮다는 표정을 팍팍 내며 그녀에게 몸을 맡기었다. 천사는 손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더니, 그것은 내 상처로 점차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쓴 마력은 조금씩 회복이 되기 시작했고, 상처들은 원래 없었다는 듯, 말끔하게 회복이 되었다. 

 

그 모습에, 팔을 한두 번 휘둘러보고 나서야 완전히 회복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쓸모 있군." 

 

고작 전투는 악마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못하면서 전투를 보조하는 것에는 기가 막힌 능력을 보였다. 

 

 "애초에 천사라는 것은 전투에 적합한 역할이 아닙니다." 

 

 "뭐, 됐어." 

 

찬찬히 반박하려는 그녀의 모습에, 말을 끊었다. 나는 이 공간에 있는 것이 혐오스러웠다. 

 

 "빨리빨리 원하는 것을 서로 하고 가자고." 

 

 "당신…." 

 

노려보는 눈길이 예사롭지 않다. 마치, 화해를 건네려고 하는데 내가 거절한 것만 같은 모양새다. 아무튼, 난 이곳에 있는 것도 싫어서, 천사를 재촉했다. 

 

천사는 괜히 말을 걸었다는 듯이, 나에게 어떤 정수를 건네어 주었다. 

 

그 정수를 받아, 조용히 마셨다. 

 

 

 [사용자의 클래스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선택 가능한 클래스를 표시하겠습니다]

 1. 일반 검사   (Normal, Sword Man) 

 2. 일반 창술사 (Normal, Spear Man) 

 3. 일반 마법사 (Normal, Mage) 

: 

 

 

 

많은 클래스를 계승할 수 있지만, 난 전회차에 선택한 검사를 지체 없이 계승했다. 

 

 

 [사용자 고한솔은 일반 검사(Normal, Sword User)을 계승합니다.] 

 

 

 [사용자 정보를 갱신합니다.] 

 

 

 [사용자 정보(Player status)] 

 

 

 1. 이름(Name) : 고한솔(0년 차) 

 2. 클래스(Class) : 일반 검사(Normal, Sword Man, Expert) 

 3. 소속국가(Nation) : 無 

 4. 클랜(Clan) : 無 

 5. 진명, 국적 : 다시 길을 걷는 자. 대한민국 

 6. 성별(Sex)  : 남성(24) 

 7. 신장, 체중 : 182cm, 74kg 

 8. 성향(tendency) : 질서, 혼돈(Lawful, Chaos) 

 

後 [근력 62] [내구 58] [민첩 61] [마력 53] [체력 62] [행운 ??] 

前 [근력 60] [내구 54] [민첩 59] [마력 51] [체력 61] [행운 ??] 

 

 (잔여 능력치 포인트는 2포인트입니다.) 

 

 [업적 (1)] 

 

 1. 위대한 시작 

 

 [특수 능력 (0/1)] 

 [잠재 능력 (1/4)] 

 

 1. 심안(合) (Rank : A) 

 

정말이지 보잘것없는 능력이다. 1회차 전성기에 비하면 새 발의 피도 안되는 능력이다. 조금 아쉬웠다. 그렇지만 1회차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1회차에는 무수히 많은 후회와 좌절, 그리고 끝없는 증오가 있다. 지금은 어느 정도 다 내려놓은 감이 있지만, 그 잔재들은 내 마음속에 남아 나를 여전히 괴롭히고 있다.

 

 '그 탓에, 유현아를 구한 것인가….' 

 

1회차에, 여전히 나를 바라보고, 내가 그녀를 쉴 새 없이 능욕했지만, 그녀는 꿋꿋이 버티며 나를 연민했다. 

 

 '불쌍한 사람.' 

 

마치 어미 잃은 동물처럼 날뛰는 날, 그녀는 무수한 비명과 신음성을 내었지만 나를 받아내었다. 그 결과, 다른 모든 이에게 마음을 돌려버렸지만, 이가인을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마음을 연 대상이었다. 

 

지금 생각해보아도 이상한 일이었다. 사실 처음 그녀와 대면했을 당시, 나는 그녀를 구해야 할 의무도 없었고, 지금 그녀는 그때의 그녀도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를 구했다는 것에 대해 후회를 하지는 않는다. 아마 그녀를 구하지 않았더라면, 내 마음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었겠지. 

 

물론 무엇이 내 마음을 움직였는지는 모른다. 다만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을 하게 되었다. 

 

 '하, 얄궂은 생각이군.' 

 

그녀에게는 결과론적으로 생각하지 말라면서, 정작 자신은 결과론적으로 생각했을 때, 좋은 판단을 하였다는 것에 안도했다. 

 

 "……." 

 

한참을 생각에 잠겨 있자, 천사는 그저 아무런 말도 없이 나를 보고 있었다. 상념에 깨어나자, 나를 뻔히 바라보고 있는 천사의 모습이 보였다. 

 

 "……전 당신을 노려보고 있는 겁니다." 

 

 "아무렴…." 

 

그것은 당연한 일이겠지. 나는 조용히 다시 열린 포탈로 나아갔다. 그모습에, 천사는 날개를 퍼덕이며 일어났다. 포탈로 가려는 나를 제지하였다. 

 

 "일단, 업적에 대한 보상을 받으시겠습니까?" 

 

 "보상? 그건 전에 받았던 것 같은데…." 

 

처음 검치호를 처치하였을 때, 머릿속에 업적에 관한 것이 갱신되었다. 그에 대한 업적으로, 능력치 2포인트를 획득했는데, 그 보상 말고 다른 보상이 있단 말인가…. 

 

 "그건 업적에 대한 보상이라기보다는, 검치호에게 들어있었던 권능이 능력치로 변해 사용자 고한솔에게 들어간 것으로 생각됩니다." 

 

 "흠, 일 처리 하나 똑바로 하지 못하는군." 

 

천사는 내 말에 날개를 퍼덕였다. 자꾸만 날개를 퍼덕이니, 짜증이 일어났다. 

 

 "그렇지 않습니다. 그것은 원래, 본 의도와는 다르게 사용자들을 무차별적으로 습격하게 되어, 원래라면 이번에 회수하게 되어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근데 왜 회수되지 않았지?" 

 

 "……." 

 

천사는 말을 잇지 못했다. 본래라면 그 천사는 자신이 유현아를 사용자로 맡기 직전, 자신이 그 검치호를 직접 회수했던 거로 기억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상하게 회수되지 않았다. 

 

 '이중 존재의 불가성인가.' 

 

같은 존재는 한 차원에 둘 이상, 존재할 수 없었다. 만약 둘이 존재하게 된다면, 강한 쪽이 약한 쪽을 흡수한다. 

 

이것은 절대적인 법칙이었다. 그랬기에, 아마 원래 이곳에 있어야 할 자신은, 건너온 자신에 의해 흡수당한 것 같았다. 아무튼, 이것은 백번 말해도 천사들의 잘못이라, 그녀는 유구무언이었다. 아무튼, 그녀는 업적의 보상을 고한솔에게 전해주었다. 

 

내 앞에는 여러 메시지가 눈앞에 펼쳐졌다. 

 

 

 [위대한 업적! 수많은 가능성 있는 예비 사용자들을 무자비하게 먹어치운, 통과 의례의 포식자, 거대한 검치호를 처리했습니다.] 

 

 

 [이에 보상으로 5만 골드 포인트를 지급합니다.] 

 

 

 [그리고 사용자는, 사용자 상점에서 어떠한 물건이라도 하나 무료로 획득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집니다] 흠…. 고한솔은 자신의 앞에 펼쳐진 메시지들을 보며, 약간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고한솔은 부랑자로서, 이러한 업적에 대한 보상을 전혀 몰랐다. 그도 그럴 것이, 부랑자들은 신전과는 연이 하나도 없었다. 사용자들은 미쳤다고 이런 내용을 가르쳐주지도 않을뿐더러, 대다수 부랑자들은 관심조차 없었다. 

 

 "이 골드 포인트라는 것은, 홀 플레인의 화폐인가?" 

 

 "아닙니다. 사용자 상점, 즉, 천사를 통하여 열 수 있는 상점에서 쓸 수 있는 화폐입니다. 보여드립니까?" 

 

 "그래." 

 

그러자 고한솔의 눈앞에는 무수히 많은 품목이 나왔다. 하지만 고한솔이 물건 하나 사기 어려울 정도로, 지금 가진 골드로는 뻑뻑했다. 간단한 포션 같은 경우 얼마 하지 않았지만, 조금 홀 플레인에서 고급무기로 취급받는 품목들을 살펴보면 값이 천정부지로 솟아올랐다. 

 

 '하, 미스릴 검이 10만 GP라.' 

 

 "살 것도 없는데, 비싸기는 너무 비싸군." 

 

 "혹시 홀 플레인의 화폐를 원하시면, 10대1의 비율로도 교환이 가능합니다." 

 

 "그럼 일단 1만 GP를 환전해주면 좋겠군." 

 

 "알겠습니다." 

 

고한솔의 요청에, 천사는 손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마치 자판을 치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천사는 다행히도 도우미에 관련된 모든 능력은,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무사히 사용자 고한솔에게 1만 GP를 환전하여, 홀 플레인 금화 1천 골드를 건네었다. 

 

 "아, 지금 받는 것은 그렇고, 후일 나중에 다시 찾아가도록 하지." 

 

문득 고한솔은 자신이 지금 당장 받으면, 사용자 아카데미에 있는 자들이 자신을 이상한 존재로 볼까, 걱정되어 일단 그 돈을 다음에 찾기로 하였다. 

 

그 모습에 천사는 무슨 똥개훈련을 시켰느냐는 표정을 지으며, 마구 날개를 흔들었다. 감정표현이 아주 활발한 천사였다. 

 

 "이름이 뭐지?" 

 

 "우리엘입니다." 

 

우리엘, 아리엘, 마치 내가 처음 이곳에 들어왔을 때, 만났던 나의 도우미 천사와 비슷한 이름이었다. 하지만 그 천사와 이 천사는 조금, 아니 많이 달랐다. 그 천사는 항상 사무적으로 나를 대했다. 사용자 고한솔, 사용자 고한솔, 사용자…. 하지만, 이 천사는 비록 나를 싫어할지언정, 마치 똑같은 동등한 생명체로 보고 대하고 있다. 

 

여전히 천사에 대해서 증오한다. 

 

그렇지만, 이 천사는 무언가 조금은 다른 것 같았다. 내가 그토록 원망하던 천사는, 사실 천사들에게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을까, 나는 그저 단면적인 것만 보고 천사를 그토록 증오했던 것일까, 무엇이 진실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천사를 증오하는 것은 여전했다. 비록 이 천사가, 나의 도우미이고, 나를 위해서 도와주는 천사이기는 하지만, 그 근본적인 증오 마저는 사라지지는 않는다. 

 

무려 9년을 떠돌았다. 9년 동안 괴로웠다. 9년을 미칠 것 같은 시간을 보내었다. 9년이라는 시간이 통째로 사라졌지만, 그것은 내 기억 속 마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전보다 더욱 맹렬하게 타오르는 장작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나는 물러섰다. 일단 판단은 당장은 지켜보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하며 포탈로 들어갔다. 

 

 "……." 

 

우리엘은 오묘한 표정으로 포탈로 가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악마였다. 

 

그는 학살자였다. 하지만 그는 여느 사용자와 같았다. 

 

때로는 화를 내며, 과거의 행동을 후회하기도 하고, 선의를 베풀기도 하지만, 악의적인 행동도 하는, 그런 평범한 사람이었다. 

 

우리엘은 이제까지 자신이 믿어온 그의 행동들을 천천히 생각했다. 

 

사용자들을 마구 학살하며 부랑자로서 정점에 이른 그, 자신의 사용자였던 유현아를 능욕하며 결과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만든 것도 그, 하지만 이번에 유현아를 구한 것도 그였다. 

 

 "인간이란…, 어려운 존재군요." 

 

천사나 악마처럼, 질서, 무질서로 간단하게 구분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 메울 수 없는 간극에, 우리엘은 고민에 빠졌다. 

 

 

● 

 

 

포탈을 나왔을 때, 이곳이 사용자 아카데미인 것을 쉽게 알아차렸다. 

 

첫 회차와 달라진 것은 없었다. 오히려 첫회보다 조금은 더 누추한 건물이었다. 물론 현대적인 관점에서 볼 때는, 지금 건물도 나쁜 건 아니지만, 첫회에서는 이것보다는 훨씬 좋았다. 

 

 "오, 세 번째로 나오는 사용자군요." 

 

누군가 감탄사를 내뱉었다. 

 

세 번째? 누군가 그 보스 몬스터를 뚫고, 포탈로 진입하였다는 것인가?, 이해할 수 없는 생각에 그를 돌아보았다. 

 

 "그래도 가장 빨리 나오신 것 보니, 굉장하군요. 저는 이때 천사와 이것저것 토론하기 바빴는데…." 

 

말이 정말로 많은 사용자였다. 쉴 새 없이 떠드는 그의 모습에, 작게 한숨을 쉬었다. 

 

 "하하, 제가 말이 많지요. 저도 그런 소리를 자주 듣습니다." 

 

 "그럴 거 같군." 

 

제발 입 좀 닫아달라는 생각에, 그 말에 동의했지만, 그에 아랑곳 하지 않고 남성은 계속하여 말하기 시작했다.

 

 "아무튼, 말이죠." 

 

스릉! 

 

짜증이 나서 슬며시 검을 뽑는 재스쳐를 취했다. 그제야 남성은 떠들기를 그만두었다. 정말이지 말이 많은 사내였다. 그렇게 남몰래 짜증을 내는 사이, 어느 익숙한 인영의 모습이 보였다. 

 

 "허억!" 

 

그것은 바로 주현호와 그의 동료, 백형식이었다. 

 

나는 더 볼 것 없이 완전히 검을 뽑아들었다. 

 

 "네놈! 다시 만나길 기다렸다!" 

 

 "히이이익!" 

 

마치 못 볼 것을 보았다는 그의 표정에, 나는 천천히 그를 향해 다가갔다. 문득 사용자 아카데미를 관리하는 사람들은, 이상한 느낌을 받았는지 주현호와 내 쪽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거기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오로지, 내 앞에 있는 주현호를 죽이기는 데만 시선을 집중했다. 

 

 "각오는 되어 있겠지?" 

 

 "사, 살려주십시오!" 

 

주현호는 사방을 향해 외쳤다. 그 모습에, 사용자들을 각자 무기를 꺼내어 내 쪽으로 달려왔지만, 내 검은 거칠 것이 없었다. 무방비한 상태로 있는 주현호를 향해 날아갔다. 

level.6 사용자 지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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