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커뮤니티 > 팬픽

팬픽

여동생을 구하라 -복제술사-
level.3 정상인간
  • 2016-03-21 08:59:04
  • 조회수 2736
  • 추천 7
  • 댓글 4

이 이야기는 홀 플레인...의 평행세계인 홀 플래티넘... 정도에서 일어난 일일지도 몰라. 여동생을 끔찍이 아끼는 한 사용자 이야기지.

 

홀 플래티넘? 웃기려고 한 거냐? 정말 재미없었다고만 해 두지. 그래서, 제로 코드. 십천의 신인 네가 하는 이야기인데 재미없지는 않겠지.

 

하, 제 놈이 심심하니 들려달라 해 놓고는... 뭐, 어쨌든. 이야기를 시작하지.

.
.
.

나는 부랑자드- *직.* -부, *직-* 술사 *지직-*.
서대륙과 맞닿은 경계의 가혹한 지대에 *지직-* 들을 흡수하기 위해 *지직-* 해 있다.
그러기 위해 *지지직--* 로 변장, 준 간부급으로 변장하여 *지직-* 해서 *지지직--*
*지지직--* -생은 주변의 마을에서 캐러밴이나 돌게 하- *지지직--*
준 보물이 있으니 알아서 잘 할 *지지지직-*
*지지지직-* 계회- *지지지직-*
*지지지지직--*

 

"핫!"

 

나는 코레일 마적단의 데일이다.
악몽을 꿨다. 내용은 기억이 안 나는데 꿀 때마다 땀으로 축축히 젖는 걸 보아하면 분명 악몽이다. 샤워시설도 없는 이곳에서 땀에 축축히 절으면 기분이 상당히 나쁜데 오늘도 이 악몽을 꾸다니. 오늘은 기분이 좋지 않다.

 

"데일 초소장님! 충!"
"수고해."

 

우리 코레일 마적단은 부랑자의 영역과 무법자의 영역 사이에서 힘을 키워가고 있는 세력이다. 부랑자들의 거대한 세력에 맞설 방도는 없고, 물론 대륙을 장악한 무법자들을 상대할 방법도 없다. 그런 우리가 이렇게 세력을 늘릴 수 있던 것은 무법자와 부랑자들이 서로 쓸데없는 곳으로 보고 있는 척박한 지역에서 활동한다는 것과, 줄타기를 잘한다는 점이 있다. 우리를 샌드위치하고 있는 두 세력의 간부들에게 뇌물을 먹여 소탕하기 꺼려지게 하는 기술이다.

 

"데일 초소장님! 충! 두목님은 방에서 쉬고 계십니다. 부두목님도 함께 계십니다."
"안다. 나 들어간다."
"알겠다는 뜻이시죠? 안에 여쭤보겠습니다."

 

문 앞을 지키던 마적은 문에 대고 외쳤다.

 

"두목님! 데일 초소장님 오셨습니다!"
"들어오라 그래. 아, 그래서..."

 

열린 문으로 들어가니 안에는 부두목, 차경준과 두목, 전경수가 있었다.
두목과 부두목이 전부 북 대륙 출신인 이 구조는 이 조직이 한국어를 일상으로 쓰게 하는 가장 큰 이유였다. 그 덕에 서 대륙 출신인 나는 익숙치도 않은 한국말로 의사소통을 상당히 귀찮게 해야 했다.

 

"두목, 그 일, 어떻게?"
"그 일이라면 무슨 일 말이냐? 데일."
"얼마 전, 캐러밴 습격."
"아, 그거? 잘 됐다. 왜?"
"여자, 있어?"
"아... 여자?"

 

씨익 웃으며 전경수가 말했다.

 

"세 명이나 있다. 가서 맛봐. 아직 손 대라고는 안 해놨으니 말야. 아무렴 우리 데일이 정도는 돼야지 스타트를 끊을 만 하지."
"감사합니다."

 

때때로 꾸는 악몽이 불쾌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이럴 땐 여자라도 안아서 기분을 풀어야 했다.
뭘 그러나. 어차피 부랑자나 다름없는 우리에게는 이게 일상이였다.

 

"여자 포로들, 어디?"
"연병장에 묶어 놨답니다."
"okay, thanks."
"어... 웰컴?"
"not welcome, it's your welcome."
"아, 유어 웰컴."

 

피식 웃은 나는 연병장으로 걸어갔다. 이미 기대로 사타구니가 저릿저릿했다. 얼마만에 안는 여자냐.

 

"데일 초소장님, 충!"
"수고해. 여자 어디?"
"두목님이 아직 손 대지 말라고... 순해질 때까지 굶기라고 했는데 말입니다."
"허락. 두목 허락 가지고 왔다."
"아, 허락 맡고 오셨다구요?"
"yes."

 

그러자 도적이 길을 비켰다. 안쪽으로 들어가니 다섯 남자가 기둥에 묶여 있었고 세 여자가 동그랗게 묶여 앉아 있었다.
곧바로 여자들에게 다가갔다.

 

"흠."

 

얘는 얼굴이 안 되고, 오, 얘는 좀 반반한데, 그리고 얘는...
딱, 세 번째 여자를 보는 순간 온 몸에 오한이 들었다.
머리가 뒤죽박죽이 되는 느낌.

 

"크으."

 

고개를 돌렸다. 더 이상 바라보면 머리가 깨질 것만 같았다.

 

"초, 초소장님! 괘, 괜찮으십니까?"
"아. 괜찮아."
"의사를 불러오겠습니다!"
"괜찮다니까..."
"의사! 의사!"

아, 머리가 아파.

"닥쳐! 좀!"
"! 초, 초소장님?"
"아 괜찮다니까 왜 자꾸 그래! 제발 좀 닥쳐봐!"

 

젠장... 머리가 아픈데 압박감이 느껴진다. 계속해서 봐야 한다. 뒤죽박죽된 머리를 어떻게든 정리하기 위해서라도, 저 여자를 봐야 한다. 누군지... 떠올려야 한다.

 

"크으..."

 

눈동자만 스윽 돌려 여자를 쳐다본다. 대체 누구지? 저 여자?
그 때, 그 여자가 감은 눈을 벌벌 떨며 살짝 떴다.

 

"야..."
"?"
"...줘..."
"뭐라는 거야?"
"...줘...야..."

 

영 들리질 않는다. 나는 귀를 가까이에 댔다.

 

"크게 좀 말해 봐!"
"풀어달라고! 개새끼야!"

 

콱!

 

여자가 내 귀를 물어뜯었다.

 

"끄으!"
"초소장님!"

 

아악! 귀가 뜯겨나갔어!

 

"이, 이 X년이!"
"때려! 죽여 봐!"

 

크으, 뜯겨나간 귀를 부여잡고 그 여자를 살펴봤다.

 

퍼억!

 

"악!"
"이 년이 감히 초소장님 귀를 물어뜯어?"
"죽여! 죽여 이 새끼야! 이 하승윤이가 너네 같은 놈들한테 복종할 것 같아? 퉤!"

 

여자가 내 귀를 뱉어내며 말했다. 하승윤?

 

"하... 승... 윤?"

 

퍼억!

 

맞는 와중에도 내 목소리를 들은 모양인지, 그 여자는 이쪽을 보며 외쳤다.

 

"왜! 이름 들으니까, 꺄윽! 끅! 끄윽... 꼴리냐? 응?"
"아..."

 

그래, 기억났다.
모든 게, 기억났다.

 

"야, 이 년, 내 방."
"예? 아, 예..."
"뒤져! 나가 뒤져 이 새끼들아아악!"
"손 대지 말고, 끌고 와."

 

어색했나? 아닌가?
젠장, 긴장된다. 안 이러려고 '빙의'를 쓴 건데 말이야...

 

"데일 초소장님! 충!"
"...응, 수고."
"예? 예!"

 

평소랑은 대답이 다르시네... 하는 말이 들려온다. 역시나. 달랐나...

몇 번 더 인사를 마주치고 난 후에야 방에 도착할 수 있었다. "수고해" 도 이상하대고, "수고," 도 이상하대고, "수고해라" 도 이상하대고... 대체 뭘 어떻게 하고 다닌 거야, 이 자식은?
먼저 나부터 돌아보자, 나는...
그때서야 꿈에서 나오던 말들이 기억났다.

나는 부랑자들의 간부, 복제술사 하승우.
서대륙과 맞닿은 경계의 가혹한 지대에 있는 마적들을 흡수하기 위해 잠입해 있다.
그러기 위해 마적으로 변장, 준 간부급으로 변장하여 잠입해서 이후 지휘권 획득.
여동생은 주변의 마을에서 캐러밴이나 돌게 하였으니 안전.
준 보물이 있으니 알아서 잘 할 것이다.
이번에도 평소처럼 계획을 짜 놓았다.
내 능력을 사용하면 간단하다.

 

"크으..."

 

하필 캐러밴이나 돌라고 해 놓은 여동생이 이곳에 잡혀 올 줄이야. 희미한 기억으로는 이번 캐러밴 습격은 멀리 나간 것도 아니였는데, 이쪽 지역은 조심하라고 그렇게 말했건만...!

 

"초소장님! 대령했습니다!"
"그래, 두고 넌 가."
"예!"

 

하아... 한숨을 쉬며 그 여자를 봤다. 끌려오면서 몇 대를 더 맞았는지 얼굴엔 시퍼렇게 멍이 져 있었다.

 

"하... 승윤?"
"...."
"대답해."

 

무섭게 눈을 치켜뜨고 나를 바라본다. 젠장, 이 녀석아. 오빠다. 네 오빠라고.

 

"하승윤, 뭐 하러 이런 위험한 데에 온 거지?"
"하, 지금 누구 놀리는 거냐?"
"우리 마적단이 여기서 자주 나온다는 건 알 텐데, 어쩌다가 온 거지. 멍청하게."

 

'우리 마적단', 그리고 '멍청하게'. 나는 지금 데일과 하승우 사이를 혼동하는 중이다.
'빙의'는 죽인 상대의 경험을 읽어 그 상대처럼 행동하는 일로, 내 능력 안이라면 그들이 쓰던 마법까지 쓸 수 있었다. 그것이 마치 죽인 상대가 나에게 빙의한 것 같다 하여 기술명이 빙의.
하지만 곧 나는 데일로 돌아가야 한다. 하승윤을 어떻게든 풀어준 후에. 그래서 빙의를 완전히 풀지 않고 있었다.

 

"이, 이 미친 놈이..."
"아니, 나는 그냥 호기심에 물어보는 거다. 어쩌다가 이런 곳까지 발을 들이게 되었느냔 말이다."

 

그렇게 묻는 내 표정이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하승윤은 내 얼굴을 보고 울분이 살짝 누그러진 모양이였다.
마치 조직폭력배가 사채 써서 끌려온 사람에게 '어쩌다 이런 데에 오게 된 거야' 하고 묻는 듯한 표정이 아닐까 싶었다.
하승윤은 이를 빠드득 갈며 입을 열었다.

 

"이 부근에 유적이 있다고 들었어. 그냥... 그뿐이야."
"그런가..."

 

이런 미친 X이 오빠가 그렇게 조심하라고 일렀건만...
한 대 패 주려던 걸 참고 나는 말했다.

 

"...풀어주랴?"
"풀어준다고?"

 

듣자마자 콱 무는군. 의심도 없어라... 순진한 내 동생.
어쩌겠어. 안 풀어 줄 수도 없고...

 

"네가 불쌍해서 풀어 주는 거다. 부랑자들한테 잡힌 순간 끝난 건데, 순종하진 못할 망정 반항하다니... 반항하면 할수록 찍어누르는 재미가 있다고 좋아하는 놈들이 많아. 팔다리 잘라놓고 범하는 놈도 있고..."
"히익..."
"그러니까 말하는 거다. 다음부터는 조심해야 할 거야."
"...가, 감사합니다!"
"다, 닥쳐!"

 

갑자기 소리지르다니, 여기가 어딘 줄 잊은 건가?

 

"여기가 어딘지 잊은 거냐!"

 

작게 귀에 대고 소리쳤다. 핫, 하고 정신을 차리는 승윤.

 

"죄, 죄송합니다..."
"됐다. 쯧, 그보다 쓴맛을 좀 보여 주고 보내야 다음부터 이런 짓을 안 할 텐데..."
"죄, 죄송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에휴."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여동생놈...

 

"그, 근데..."
"음?"
"어떻게... 절..."
"보내주냐고? 쉬워."

 

그리 말한 나는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 ... ... alter ego(분신)."

 

내 몸에서 무언가가 꾸물꾸물 기어나오기 시작했다. 그 즉시, 칼을 뽑아,

 

치잉.

 

"꺅!"

 

깜짝 놀란 토끼눈으로 승윤이 나를 바라봤다. 내가 녀석의 어깨를 살짝 베어냈기 때문이다.

 

스응.

 

깔끔하게 칼을 돌려 내 입가에 갖다댄 나는 그것을 그대로 핥았다.
그리고,

'복제.'

내 고유능력 '복제' 는 원래 피는 필요 없지만, 피가 있다면 능력도 일부 베낄 수 있고, 그 외 빙의도 사용가능하다.
분신과 복제, 이 두 가지 능력이 내가 1인 다역을 쉽게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였다.

그 사이 꾸물대며 완성된 인형은 서서히 여성의, 특히 하승윤의 모습을 쏙 빼닮아가기 시작했다.
그 인형은 자연스럽게 움직이며 말했다.
하승우와 함께.

 

"자, 이제..."

 

서로 다른 움직임으로 한 명은 손을 턱에 짚고, 다른 한 명은 머리를 긁적이며 하는 것이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보였다. 그 컨트롤에 놀라며 하승윤은 말했다.

 

"대... 대단해요."
"훗... 뭐 이 정도야."

 

핫, 나도 모르게 우쭐해버리고 말았다. 하승우는 머리를 털털 털며 말했다.

 

"역소환."

 

그러자 어느 쪽이 진짜인지 모르겠던 한쪽 하승윤의 몸체가 사라졌다.

 

"자, 가자."

 

그러면서 평소에 여자 데리고 외출할 때처럼...

 

"... 뭐 하는 거에요?"
"응?"

 

공주님 안기로 품 안에 안긴 하승윤이 물었다.
하승우는 본능에 모든 것을 맡겼다가 흠칫 정신이 들어 주변을 내다봤다.
하승윤을 공주님 안기로 안은 채 밧줄에 손을 가져가던 손.

 

"...데일 이 새끼..."
"네?"
"..."
"무슨 일인데요?"

 

하아, 한숨을 내쉰 하승우가 밧줄을 집었다.

.
.
.

 

'이래야 했어요?' 라는 눈빛이 보인다.
'이래야만 했다.' 라는 눈빛을 쏴 주었다.

 

"데일 초소장님! 충!"
"수고하...합니다."

 

나는 드디어 빙의와 내 정신 사이의 줄타기를 완벽히 할 수 있었다. 도적들이 충! 하는 것에 대한 대답도 능숙하게 하게 된 것.
그리고 그 효과에 힘입어 나는 평소에 데일이 여자를 데리고 외출하는 모습을 완벽히 재현해 낼 수 있었다.

 

"으읍! 스읍!"

 

그 모습은 바로, 밧줄로 꼼꼼하게 팔다리를 묶고 재갈까지 물린 하승윤을 공주님 안기로 안고 가는 것.
어찌나 자연스러웠는지 도적들이 이 모습을 보고 뭐라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나는 작게 물었다.

 

"왜 그래?"

 

그러면서 느슨하게 묶은 재갈을 살짝 빼자 하승윤이 말했다.

 

"치... 침 흘러서..."
"젠장, 그건 그냥 버텨. 이 상황에 그런 게 신경이 쓰이나?"

 

그러자 하승윤이 조심스레 말하는 것이다.

 

"아, 아니 그게... 어... 초소장님 옷에 묻으니까..."
"뭐라?"

 

이건 또 신선한 충격이구만. 평소 오빠나 좀 걱정해라, 이 멍청한 녀석아. 스톡홀름 증후군이냐?

 

"됐다. 안 더러우니까 괜찮아."
"네...?"
"괜찮다고."
"...네, 네..."

 

에휴, 멍청한 녀석. 다시 걸음을 옮기려고 재갈을 다시 물리려는데 하승윤의 얼굴이 빨개진 게 보였다.

 

"너 왜 얼굴이 빨개져 있냐?"
"아, 그, 그게..."
"...?"
"아, 아니에요!"
"소, 소리 죽여!"

 

젠장, 한바탕 난리를 치르고 난 후에야 우리는 출발할 수 있었다.
그러길 얼마간, 우리는 산채의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어, 데일!"

 

그런데 예기치 못한 불청객이 있었다. 바로 두목, 전경수였다.

 

"아, 두목..."

 

당황한 티를 내면 안 된다. 나는 데일, 초소장 데일이다.

 

"오늘도 그 낭만적인 포즈로 여자를 데리고 가는구만! 좋아, 좋아, 즐길 땐 즐기고, 할 땐 하고! 우리의 모토 아니겠냐!"

 

그러면서 내 어깨에 손을 턱 올리는 것이 아닌가. 나는 당황하지 않으려 애쓰며 말했다.

 

"덕분입니다. 두목." 

"입니다?"

 

흠칫,
뭔가 잘못했나?

 

"하하, 데일! 드디어 존댓말을 배운 거야? 기특해, 아주!"

 

아아, 그랬구나.
긴장해서 빙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나는 빙의를 한껏 끌어올리며 말했다. 내 의미가 자연스레 미성숙한 한국말로 번역되어 나왔다.

 

"아니, 아직. 불완전."
"그러냐? 하하, 뭐, 배우려는 자세가 좋은 거지. 좋아, 좋아!"

 

그렇게 말한 전경수는 잠시간 뜸을 들였다. 뭐지?

 

"근데..."
"?"
"그런 것 치고는 발음이 상당히 좋은데?"

 

미친. 발음을 생각 못 했나.
아니, 분명 빙의는 제대로 들어갔다. 내 정체성이 혼란스러울 정도로... 분명 저건 장난이다.

 

"기분 탓?"
"하하. 이 자식 쫄지도 않는 거 봐! 좋아, 그 정도 깡을 있어야지!"

 

탕, 탕. 등짝을 두들긴 전경수는 얌전히 기지 안으로 들어갔다.
후우, 식겁했군.
자연스레 하승윤의 안색을 살폈다. 얼마나 무서웠을지.
예상대로 눈빛이 불안한 듯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얼굴빛은 그대로인 것이, 상당한 정신력이였다.

 

'역시 내 동생.'

 

동생을 칭찬하며 하승윤의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흐으..."

 

하승윤이 기괴한 신음소리를 내었다. 좋아하는 건가, 지금?

 

'어이가 없구만.'

 

이 상황에서 좋아할 수가 있나... 싶었다. 누구 동생답게 정신줄 굵기가 드럼통만했다.

 

"간다."
"에에.."

 

네, 라고 한 것 같았다.

.
.
.

 

"이 정도 왔으면 우릴 지켜보는 놈은 없을 거야."
"...정말 감사합니다."
"됐어. 나는 분신이랑 같이 본진으로 돌아가마. 한 사흘쯤 지나면 그냥 분신 취소할 거고, 넌 그냥 증발한 셈이 될 거야. 너는 다시는 이 주변에 오지 말고."
"감사합니다... 그런데,"
"그런데?"
"외국인이신 것 같은데... 우리나라 말 잘 하시네요?"

 

허?
지금 니가 날 의심하는 거냐? 이 상황에서?

 

"니가 상관할 바는 아니잖아?"
"아, 아니, 그게... 그냥 신기해서..."

 

아, 의심이 아니라 그냥 호기심인가?
이런 상황에서 잡담을 할 생각을 하다니, 원래대로라면 도망치기 바쁜 게 정상인데.
어찌되었든, 더 이상은 사양이다.

 

"공부했다. 그 정도로 알아듣고 어서 도망가."
"네, 네...!"

 

그렇게 도도도 도망치던 승윤이는 돌연 뒤를 돌아보더니 외쳤다.

 

"저, 정말 감사합니다!" 

"하, 참."

 

소리를 지르다니, 멍청한 녀석. 아무도 없기에 망정이지...
여튼 고개를 돌린 나는 나지막이 읊조렸다.

 

"소환."

 

순식간에 하승윤을 닮은 분신이 나타났다.
나는 녀석을 쳐다봤다.

 

"음..."
"이 개자식! 내가 너한테 굴복할 것 같아?"

 

복제를 이용했더니 대충 연기가 될 것 같았다.
비록 힘은 담지 않았지만 어차피 포로로 잡힌 몸이니 힘을 쓸 일도 없을 것이고, 연기만 잘 하면 되니까...
승윤이 본체를 묶었던 밧줄로 분신을 묶었다.

 

"자, 넌 지금 나한테 범해진 거다."
"씨X 새끼... X 같은 새끼...!"

 

범해졌다고 욕하는 거냐. 둘만 있을 땐 이렇게까지 완벽할 필요는 없는데.
동생이랑 똑같이 생긴 분신의 욕설과 원망을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빙의를 한껏 끌어올린 채 출발했다.

 

.
.
.

 

"죽여버릴 거야... 이 개새끼... 흑... 으흑..."
"..."

 

하승윤(분신)은 지금 절찬리에 나를 노려보며 죽여버리겠다는 의지 어린 외침을 내뱉고 있었다.
아, 물론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 지금 분신의 목에 감긴 건 바로 목줄. 평소처럼 오려 했더니 나도 모르게 녀석의 몸에 목줄을 감아버린 것이다.
대체 데일 이 자식. 평소에 무슨 성벽을 가지고 살아가는 거야?

 

"알았으니까 돌아갈 때까지만 좀 닥치고 있어." 

"...."

 

곧바로 입을 다무는 분신. 분신이라는 실감이 새삼 들어 상처받은 마음이 조금이나마 위로되는 기분이다.
그리고 얼마 안 가 도적들의 기지에 도착했다.

 

"데일 초소장님, 충!"
"수고해."
"저기, 초소장님..."

 

갑자기 말을 거는 도적. 뭐지? 뭔가 어색했나?

 

"왜 그럽니까?"
"저기, 그 여자 하셨으면 저도 좀..."

 

뭐, 임마?
내 여동생을?
이 자식이. 계획 끝나면 넌 뒤졌어.
하지만 그건 계획이 끝나고 나서의 이야기. 일단은 변명했다.

 

"어... 또 먹을 거야."
"아, 네..."

 

다행히 납득한 도적은 물러났다.
너 이 새끼. 얼굴 기억했어. 넌 뒤졌다.

... 나는 각오를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

 

"초소장님."
"초소장님, 그 여자..."
"혹시 드셨으면 저도 맛이나 좀... 헤헤."

 

어떻게 된 게 만나는 놈마다 저딴 소리를 지껄이는 것이, 나중에 이 구역 경비하는 놈들 모조리 쓸어버리는 게 빠를 지경이였다.
녀석들 전부에게 '또 먹을 거야요'를 시전해준 뒤 방으로 돌아온 직후에야 숨을 돌릴 수 있었다.
분신 목에 걸린 목줄을 방 한켠에 묶어놓고 말했다.

 

"에휴... 일단 거기 앉아 있고 누구 오면 반응해."
"...."

 

알아들었겠지?
겨우 숨을 돌리려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 문이 쾅 하고 열렸다.

 

"여어! 데일!"
"두목?"

 

전경수는 들어오자마자 두리번대더니 하승윤 닮은 분신을 쳐다봤다.

 

"야, 나 이거 가져간다!"
"이거? 가져가? 이 미친 새끼...!"

 

분신이 내 명령에 따라 방금 들어온 전경수에게 반항하기 시작했다.
깨끗이 무시당하고 들쳐메어졌다.

 

"두, 두목? 나 그거..."

 

내가 반론을 하려 했지만, 그럴 새도 없이 전경수는

 

"그럼 이만!"

 

한 마디와 함께 사라졌다. 따라나갔지만 이미 사라진 상태. 검사 클래스로 마적단 두목 자리를 딴 건 화투로 딴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하듯 말이다.
방안으로 들어온 나는 한숨을 쉬었다.

 

"씨X..."

 

아무리 분신이라지만 동생의 모습을 한 사람을 남들에게 노리개로 주긴 싫어서 지키고 있었는데, 빌어먹을 두목 놈이 쌩하니 가져간 것이다.

 

"...에휴."

 

뭐 어떻게 해. 벌써 들어엎을 수도 없고. 이 세력을 먹으려면 내 힘이 커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니까.
본체가 살아돌아간 걸로 만족해야지.

 

.
.
.

 

전경수가 분신을 데려간 지 3시간 정도가 흘렀다.
폭풍이 일었다.

 

"도열! 도열! 기상해라, 이 머저리들아!"
"중앙 연무장으로 모여!"

 

도적들이 황급히 뛰어다니며 병력을 추슬렀다.
무슨 일이지?
호출에 응해 나간 연무장에선 흉흉한 분위기가 흘렀다.
자리에서 기다리는데 두목, 전경수가 나왔다.

 

"간단히 말하겠다! 탈출자가 생겼다! 추격조를 짜라! 잡아라! 이곳이 노출되면 다 죽는다고 생각해라!"

 

그 말을 마지막으로 병력이 나누어졌고 한 팀에 하나씩 추적 전문자들이 배정되었다.
그 와중에도 나는 심히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대체 왜 걸린 거지?'

 

힘을 안 담았다 뿐이지 멀쩡한 사람으로 보이는 분신이 연기하는데 들킬 리가 없는데...
의문이 풀리지 않으니 할 수 없었다. 나는 전경수를 찾아갔다.

 

"두목! 두목!"
"아, 데일."
"무슨 일?"
"말했잖나, 탈출자가 생겼다고."
"누구? 알아야 잡는다."
"니가 오늘 따먹은 여자 말이다."

 

그 말을 하는 전경수의 얼굴은 나를 날카롭게 노려보고 있었다.
설마... 내가 탈출시켰다는 걸 알고 있는 건가?

 

"검사 클래스인 줄 알았는데 특별한 재주가 있었던 모양이다. 니가 야외 플레이하러 갔을 때 탈출한 모양이야."
"아..."

 

다행히도 내가 탈출시켰다는 건 모르는 모양이였다. 알았다면 당장에 나를 잡아죽였겠지.

 

"미... 미안..."
"미안할 건 없다. 아무튼 내가..."

 

갑자기 뜸을 들이는 전경수. 내가 의아해하자 전경수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내가... 사실 할 때... 목 조르는 버릇이 있는데..."
"뭘 할 때?"
"아, 알면서 그래!"

 

이 자식, 부끄럼타는 건가?
미친, 수염 덕지덕지 난 못생긴 놈이 그러니까 토가 쏠린다.

 

"검사 클래스라던 녀석이 갑자기 죽어버리는 거야... 그리고 나서 녹아 사라지잖아. 이건 분명히 술수가 있어. 본체는 이미 탈출한 거야." 

"..."

 

젠장, 이렇게 빨리 들통날 줄이야.
전경수 이 자식, 하려면 얌전히 할 것이지 왜 목은 조르고 난리야, 빌어먹을!

 

"두목, 나, 혼자, 돼?"
"뭐, 너 정도면 개인행동 해도 위험하진 않겠지. 괴물 나와도 잡을 수도 있겠고... 알았다. 알아서 해."
"고맙다."

 

다행이였다. 허락하지 않았으면 술수를 부릴 수도 없었을 텐데.
나는 달려나갔다. 한시라도 빠르게 달려 추적조보다 빨리 도착해야 했다.

 

"흔적... 찾았다."

 

어휴, 이 멍청한 동생아. 이렇게 뻔히 흔적을 남기면서 가다니 말야.
주변의 모든 흔적을 소거한 나는 다시 분신을 발동했다.

 

".... alter ego."

 

하승윤의 모습을 한 분신이 달려나갔다. 이전의 흔적이 가리키던 방향과는 약간 다른 방향으로.

 

"이번엔 힘도 좀 담았으니까 괜찮겠지..."

 

근력과 내구를 60 가까이 맞춰 놓았으니 잡혀도 시간벌이는 될 터였다. 물론 내 마력이 얼마간 제한되겠지만 지금 생각할 거리는 못 된다. 

작업을 마친 나는 기지로 돌아갔다.

 

"왔나, 데일. 못 찾았나?"
"미안, 못 찾았다."
"뭐, 할 수 없지."

 

추적조들의 원거리 보고를 종합하고 유기적으로 움직이게 하며 기다리길 수십 분, 드디어 입질이 왔다.

 

"찾았다는데?"
"진짜?"

 

설마 본체가 잡혔나 싶어 분신의 시야를 공유해 봤다.

 

["서라!"
"서겠냐, 멍청아!"
"잡히면 뒈질 줄 알아, 빌어먹을 년아!"]

 

그 상황에서도 녀석은 욕설을 날리며 달리고 있었다. 내 분신이자 동생이지만 참 한심스럽다. 뛰는 데나 집중할 것이지...
한 녀석이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강화된 감각이 감지했다.
곧이어 날아오는 어빌리티.

쒜엥!

무언가가 날아온다!
분신은 순간 옆으로 돌아 피했다.

촤악!

그것에 맞은 바위가 좌악 쪼개지는 것을 보고 한숨이 절로 튀어나왔다. 피하길 잘했지.
하지만 피한 게 다행이 아니였다. 순간 옆으로 돌기 위해 달리던 속도가 줄어들었다.
물론 그 어빌리티를 날린 녀석은 따라오지 못하고 있었지만 분신을 잡기 위해 달려오는 녀석들의 수는 수십이다. 하나쯤 빠져도 별 차이 없는 것.
...그리고 뭘 더 말하겠는가. 잡혔다. 하나씩 어빌리티를 날려대는데 그것을 하나하나 피하다 보니 거리가 너무 좁혀지고 말았다.
잡힌 지 약 1분 후에 이쪽에도 알려졌다.

 

"잡았대!"
"오오!"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무리 사이에 섞여 감탄성을 외쳤다. 이렇게 묻어가야지.
얼마 안 가 온몸이 단단히 묶인 내 분신이 끌려왔다.
자, 이제 녀석을 고문하고 괴롭히면서 시간을 꽤나 끌겠지. 그걸 위해서... 통각차단하고...

촤악!

 

'어...?'

 

쿨럭!

피가 나왔다. 안 돼, 지금 피를 토하면 안 돼, 들키는 길이다.
꿀꺽!
토해진 피를 바로 삼켰다. 속이 뒤틀리는 기분 속에서 피까지 삼키니 죽는 건가 싶을 정도였지만 애써 정신을 차리고 상황을 살폈다.

 

"이거, 또 분신이다. 이렇게 쉽게 잡히다니 당연했지. 자, 얘들아! 다시 가서 진짜를 잡아와라!"

 

전경수가 분신의 목을 단칼에 베어버린 것이다.
젠장, 하긴 탈출자를 살려둘 이유가 없지, 내가 생각한 건 이 발정난 녀석들이 이성까지 잃어가며 여자를 탐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에서 발로한,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젠장, 젠장!'

 

이렇게까지 판단에 미스를 내다니, 그냥 분신에 힘을 불어넣지 말고 죽고 나서도 유지되도록 하는 데 힘을 약간만 썼으면 될 것을!
이미 분신은 녹아내려 사라졌고, 도적들은 이미 동생을 쫓으러 나갔다. 이미 일은 벌어졌다...!

 

.
.
.

 

'데일, 저 자식 저거...'

 

검사 클래스에게 중요한 능력이 무엇일까?
힘? 속도? 기교? 그것이 첫째.
그 다음으로는?
감각을 꼽을 수 있다.
전경수는 단체의 장인 만큼, 이곳의 누구보다도 강한 검사. 그런 그의 감각에 데일의 변화가 걸렸다. 여자, 아니 그로 보이는 분신의 목을 베자마자 피를 토하던 데일.

 

"의심스러운데?"

 

무언가 연관이 있으리라고밖에 볼 수 없다.
부두목이 물어 왔다.

 

"뭐가요?"
"아, 별 거 아냐."

 

하지만 데일은 부두목 라인, 부두목이 영입하고 키워 준 인물이다.
물증 없이 함부로 죽이거나 연금하기도 어려운 인물.

 

'하지만...'

 

내가 얼마나 녀석을 친근하게 대했는데, 감히 배신을 때리려 해?
하지만 배신이라기엔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위치를 노출시키려면 어떻게든 방법이 있었을 거다. 멀쩡한 포로를 탈출시키는 '번거로운' 방법이 아닌 아주 세련되고 확실한 방법이.
애초에 그냥 실력자인 데일 자신이라면 곧바로 나가서 위치를 알려도 될 터인데, 이런 방법으로 배신할 리가 없는 것이였다.
그리고 그것이 사실상 그가 데일을 살려두고 있는 유일한 이유였다.

 

"어이, 데일."
"왜?"
"..아냐."

 

말을 얼버무렸다. 아직은 의심의 단계일 뿐.
그렇게 기다리길 한 시간 가량. 또 다시 연락 마법이 왔다.

 

"잡았대!"

 

이 말을 하며 데일의 안색을 살폈다. 이것은 사실상 데일만을 위한 떠보기 술책.
그런데...

 

'표정 변화가 없어?'

 

이상했다. 남은 건 개인적인 친분뿐인데...

 

.
.
.

 

"잡았대!"

그 말을 듣기 한참 전부터, 내 생각은 완성되어 있었다.
표정 변화 따윈 나 같은, 연기로 먹고 사는 놈에겐 있을 리가 없는 물건이다.
이미 동생은 잡힌 거나 마찬가지다. 더 이상 슬쩍 꺼내 가는 건 불가능하겠지. 아마 도착하자마자 목이 잘릴지도 모른다. 그걸 막기 위해서는 이 조직을 깨끗이 없애는 정도의 일을 해내야만 했다.
그리고 내 소기의 목적은 이 조직의 장악.
두 개의 목적은 양립할 수 없다.

 

"..."

 

그리고 당연히, 내 목적은 동생이 되었다.
이깟 조직 하나쯤이야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동생이 죽어버린다면...!
부랑자들을 총동원해서 이 지역 자체를 지워버리리라...!
그 다음...?
나도 모른다. 자살할지도 모르지.

 

"에에이!"

 

나쁜 생각을 털어낸 나는 다시 정문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생각을 정리했다.
먼저 잡혀오면...

 

.
.
.

 

"드디어 잡았군...!"

 

전경수가 감격 어린 한 마디를 내뱉었다.
전경수는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며 물었다.

 

"이름이 뭐지?" 

"...퉤!"

 

전경수의 얼굴에 침을 뱉었지만, 피했다.
전경수는 거칠게 하승윤의 뺨을 때리며 물었다.

짜악!

 

"이름이 뭐냐고 물었다. 빌어먹을 것아."
"하, 니깟 놈한테 알려줄 이름은 없어."

 

이야, 역시 내 동생.
이 상황에서도 오연하구나. 놀랍고 기특하다.
이 오빠도 너만큼 하기 위해 노력하마.

 

"그럼 이렇게 하면 어떨까. 이름을 알려 주면 풀어줄게."
"어...?"

 

그 말을 듣고 벙벙해진 승윤은 고개를 휘휘 젓더니 말했다.

 

"개소리하지 마."
"안 속네. 흐흐."

 

낮게 웃은 전경수는 말했다.

 

"그래, 사용자 하승윤."
"...어떻게!?"
"니 동료들이 불더군."

 

전경수는 웃음을 더해가며 물었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사용자 하승윤."
"...?"

 

거기까지 말한 전경수가 귓속말로 물었다.

 

"대체 어떤 보물이 있길래- 데일 녀석이 너를 풀어 준 거지?"
"!!"

 

승윤의 얼굴이 사정없이 일그러졌다.
그랬다. 전경수는 '데일과 하승윤이 친분이 있었다' 라는 가정조차 깨지자, 보물을 담보로 하승윤이 탈출을 약속받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보물은 있었다.
어리숙한 동생을 위해 하승우가 동생에게 선물한 보물. 무려 S등급의 아이템. 언약의 목걸이.
지금 그녀가 차고 있는 상태였다.

 

"그, 그걸 어떻게...!"
"어린애라도 알 수 있는 일이야. 그래서, 보물은 어디 있지? 사용자 하승윤?"

 

여기서, 하승윤은 무언가 이질감을 느꼈다. 목에 걸려 있는 보물을 '어디 있지?' 하고 묻는다? 아직 제대로 모르는 거였다.

 

"그걸 내가 말해 줄 거 같아?"

 

자꾸만 아래로 가는 시선을 애써 참으며 승윤이 말했다.

 

'여기서 들키면 끝장이다. 이거라도 사용해서 살아남아야 해.'

 

하승윤의 기원이 먹혔는지, 전경수는 일어나서 외쳤다.

 

"이 년! 숨기는 게 있구나! 그럼 고문을 가할 수밖에! 데일!"
"응?"
"그래, 우리 마적단 최고의 고문기술자! 네가 이 녀석을 고문해라!"
"뭐?"

 

그건 내가 하려던 말인데. 라는 말이 입가에 맴돌았다. 원래 계획은 '녀석이 내 귀를 물어뜯고 그것도 모자라 내 눈을 피해 도망쳤다. 내가 녀석을 고문하고 죽이게 해달라!' 라고 요청하는 거였다. 그렇게 시간을 벌 셈. 근데 저쪽에서 그걸 요청하다니?
뭐, 좋지. 더 좋았다.

 

"좋은데... 내일, 안 될까?"
"왜지?"
"피곤해."
"으음...?"

 

이상하다는 듯이 나를 쳐다본 전경수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다. 그렇게 해."

 

그리 말한 전경수는 크게 외쳤다.

 

"이 년은 내일 고문한다! 모두 수고했다. 해산!"

 

그렇게 도적들 모두 뿔뿔이 흩어졌다.
그리고 데일, 즉 나는...
부두목을 찾아갔다.

 

"부두목."
"아, 데일."

 

부두목이 몽롱한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둘만 남은 상황이면 트랜스 상태로 강제전환되도록 설정해놓았다.
말하자면, 부두목은 나에게 세뇌당해있었다.
하지만 조직의 완벽한 흡수를 위해서 끝까지 세뇌가 진행되지는 않은 상태다. 완벽한 흡수를 하는데 왜 끝까지 하지 않냐고? 세뇌가 끝까지 가면 사람이 아니라 꼭두각시 인형으로 전락해버리기 때문이다. 마법 하나하나도, 검술 하나하나도 명령을 내려야 하는 말 그대로 인형.
뭐, 어쨌든 이 상황의 부두목이라면 그가 특별히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수준의 일을 시킬 수 있었다.

 

"차경준."
"아..."

 

이름으로 불러도 무례를 지적하지 않는다. 나는 질문을 시작했다.

 

"두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재수없고 권위적이고..."

 

킥. 역시 상급자에 대한 반응이란 저런 거겠지. 한동안 나쁜 단어만 줄줄이 이어나왔다.
그러길 얼마간, 이상한 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좋은 사람."
"음?"

 

우리나라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던가. 꼭 우리나라 사람들은 결론을 뒤에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 부두목도 두목을 나쁘게만 보지는 않는다는 소리.
나는 이제부터, 이 사람은 '설득' 해야 한다.
이 사람의 성격과 신념에 맞추어, 내가 원하는 바대로 이끌어나가도록...

 

"먼저 명심해라. 세상에 믿을 사람은 하나도 없다." 

"아..."
"떠올려라, 네가 배신당했던 경험을. 그 증오를."
"으아아..."

 

차경준의 눈에서 눈물이 줄줄 흘러나왔다.
모르긴 몰라도 꽤나 끔찍했던 배신 경험이 있었던 모양.

 

"세상 누구도 믿을 수 없다. 특히 너의 상급자라면!"
"으으..."
"누군가를 믿었다간 버려질 뿐이다. 충성은 너를 이용하려는 놈의 주둥아리에 너를 밀어넣는 일이다!"
"아으, 아으으..."

 

약간이나마 반항하는 기색이 보이긴 하지만 심하지는 않았다. 좋다. 이 기세로 가면 잘 될 것이다.

 

"절대 전경수를 믿지 마라. 전경수가 너를 옭아매려는 일이 생긴다면 사력을 다해 막아라!"
"으으..."

 

이젠 동조하는 느낌이 난다. 됐다. 이 정도면 첫걸음은 무난하게 뗀 셈이다.

 

"좋아. 이제 내가 나가면 트랜스 상태에서 빠져나와라."
"아으."

 

그리고 방을 빠져나와 감옥으로 향했다. 급하다. 일을 빨리 진행해야 한다.

벌컥!

 

"어, 데ㅇㅣ..."
"보물, 언약의 목걸이 어디 있나."
"네, 네에!?"

 

깜짝 놀라는 하승윤의 어깨를 턱 붙잡고 말했다.

 

"네 오빠와 연락이 닿았다. 지금 매고 있는 목걸이가 그거 맞나."

 

언약의 목걸이에 걸어 놓은 마법 때문에 존재감을 알아챌 수가 없었다. 무려 S등급의 물건인만큼 안전을 중요시했기 때문이다.

 

"네, 네..."
"내놔라."
"네?"
"내놓으라고."

 

빨리, 이 오빠를 믿고 내놓아라. 라고 말하려던 걸 겨우 참았다.

 

"하지만... 이거 오빠가..."
"계획이 있다. 쓰고 나서 돌려줄테니 빨리."
"..."

 

불신 어린 눈빛.

 

"내가 너 풀어준 거 잊었냐?"
"...네에..."

 

힘없이 언약의 목걸이를 풀어 내미는 하승윤.
먼저 언약의 목걸이를 봉인하고 있는 마법을 풀었다.
그러자 나타나는 입술 모양의 금속 목걸이.
이 입술에 입을 맞추고 언약을 맺으면, 서로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단지 단점이 있다면 힘의 일부 정도만 제한할 수 있달까. 목숨까지 걸거나 할 수는 없었다.

 

"좋아. 네 오빠는 얼마 안 가 올 거다."
"..." 

"얌전히 여기서 기다려. 탈출하겠답시고 수작부리지 말고. 알았어?"
"..."

 

쾅 문을 닫고 나가자, 하승윤이 작게 중얼거렸다.

 

"괜찮냐는 한 마디가 없냐... 에휴. 기대하는 게 병신인가."

 

그리고 양심은 있는지 한 마디 덧붙인다.

 

"하긴 그냥 존재만으로도 민폐인가..."

 

.
.
.

 

나를 발견하자마자 눈이 몽롱하게 풀려 버리는 차경준을 보고 말한다.

 

"아으..."
"트랜스 상태에서 빠져나와라. 5분 후 다시 오지."

 

약속대로 5분 후 다시 들어오자, 멀쩡한 눈치의 차경준이 맞았다.

 

"아, 데일. 웬일인가?"
"보물, 찾았다."
"보물?"
"오늘, 여자."
"아, 그거... 근데 걔한테서 뭐가 나왔단 말인가?"
"언약의 목걸이."
"언약의 목걸이?"
"이거, 키스, 그리고 약속. 시마이."
"그러니까 그거에 키스하고 약속하면 된다고?"

 

하여튼 일본어 쓰는 놈들이 문제야, 하고 쯧쯧 혀를 차면서 차경준이 손을 내밀었다.
나는 공손히 목걸이를 내밀었다.

 

"흠. 나랑 해 봐."
"알았다."
"나한테 평생 충성해라."
"...알았다."

 

이 자식. 옭아매는 걸 평생 경계하라고 했더니 지가 옭아매려 들어? 참 좋은 학생이였다.

 

"다행인 점은..."
"뭐?"
"아니다."

 

대충 얼버무리고 나니 차경준이 물었다.

 

"그래서, 어떤 느낌이냐?"
"힘, 조금 묶였다. 쓰긴 쓴다. 근데 어기면 못 쓴다."
"나는 아닌데, 흠. 뭐 나한테는 조건이 없으니까 그런 거겠지. 상관없지만."

 

저런 사악한 놈.
그 때, 문이 벌컥 열렸다.

 

"데일, 그리고 부두목."
"두, 두목!?"
"두목?!"

 

두목, 전경수였다.
두목은 들어오자마자 우리 둘의 손을 유심히 살폈다.
그리고 이내 발견한 언약의 목걸이.

 

"밖에서 다 들었다. 그 목걸이..."
"...!"
"참 좋아보이는데 그래."

 

말인즉슨. 내놓아라. 그 이야기.

 

"두, 두목..."
"왜?" 

"이, 이걸 어따 쓸 겁니까?"

 

그 물음에 피식 웃은 두목은 말했다.

 

"애들 휘어잡는 데 써야지."
"..."
"물론 그 애들엔 너도 포함된다."
"..!!"

 

부두목은 이미 세상 다 잃은 표정이였다.
절망한 자의 손에서 언약의 목걸이를 탁 채간 두목은 이쪽을 스윽 보더니,

쾅!

하고 나가 버렸다.

 

.
.
.

 

같은 날이 아직 넘어가지 않은 때.

 

"두목!"
"아, 데일."

 

두목이 반갑게 나를 맞았다.

 

"무슨 일이야?"
"꼭, 있어야 오나?"
"흐흐, 그렇긴 하군."

 

그렇게 한동안 잡담을 나누던 우리는 내가 품에서 꺼낸 물건을 보고 말을 잠시 잊었다.

 

"...뭐야, 이게? 괴상하게 생겼네. 입술 모양 목걸이?"
"언약의 목걸이."
"언약의 목걸이?"
"이거에 키스, 그리고 약속한다. 끝."
"오호...?"

 

두목은 서랍에서 구즈 어프레이즐 주문이 담긴 주문서를 꺼내더니 목걸이에 사용했다.

 

"호오..."

 

감탄해라, 이 자식아. 무려 S등급이라고. 니 평생에도 몇 못 봤을 귀한 물건이다.

 

"대단하군. 어디서 얻었지?"
"포로."
"아무 것도 없던데."
"봉인되어 있더군."
"그런가? 뭐, 좋아."

 

그리 말한 두목은 넌지시 던졌다.

 

"데일. 개과천선을 축하해."
"...?"
"나가 봐."

무슨 소리인지 몰랐지만, 나는 그냥 나갈 수밖에 없었다.

 

.
.
.

 

"쫗아, 좋아."

 

전경수는 기분이 좋았다. 배신했던 데일 녀석이 보물을 가져왔다. 이 말은 배신할 생각을 접었다는 이야기가 아니겠는가.
데일만한 마법사는 달리 없다. 게다가 보물까지 손에 들어왔으니.

 

"아주 좋아."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전경수는 잠에 들었다.

 

.
.
.

 

"이대로 있을 겁니까!?"
"그럴 리가 있냐!"
"...!!"
"!!"

 

격렬한 토론의 자리에, 나, 데일의 모습을 한 하승우와 부두목, 차경준이 들어왔다.

 

"아, 데일!"
"그런데 옆에는...!"

 

이글대는 눈빛들. 그 눈빛은 옆의 부두목을 향하고 있었다.

 

"아, 부두목도 우리 계획에 동참할 것 같아서 데려왔다." 

"데일...?!"

 

부두목이 나를 놀란 눈으로 쳐다본다.

 

"너, 한국어가 그렇게 능숙했었나?"
"배웠다. 밖에서는 컨셉이야." 

"...허허."

 

대충 둘러댄 나는 부두목을 지긋이 노려보며 말을 꺼냈다.

 

"부두목, 언제까지 두목 아래에서 당하면서 살 건가."
"무슨 소리지?"

 

짐짓 화난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며 나를 노려보지만, 부두목의 눈이 흔들리는 걸 나도 보았다.

 

"나랑 같이 보지 않았나. 두목이 보물을 뺏어가며 한 말을."
"..."
"이대로 있으면 녀석 아래에서 평생 휘둘릴걸?"
"...젠장."

 

욕설을 내뱉은 부두목이 말했다.

 

"하지만... 의리가 있는데."
"의리는 무슨, 보물도 뺏어가는 놈이 의리가 어디 있어?"

 

그 말에 의지를 얻었는지, 차경준은 말했다.

 

"... 여기 있는 사람들이 두목을 토벌하는 데 나서는 건가?"
"그래, 최소한 초소장급밖에 없는데도 4명이나 되지."

 

이미 반이 넘는 숫자.

 

"이미 이루어진 일이야."
"오오!"
"좋다!"

 

환호성을 지르는 사이에, 어느새 부두목이 끼어 있었다.

 

"좋아! 두목을 토벌한다!"

 

후후, 그 모습을 보며 웃을 수밖에 없었다.
뭘 더 말하겠는가. 여기 있는 네 명의 초소장 역시 내 세뇌에 걸린 자들이다. 다만 이 이상은 쓸 필요가 없기에 세뇌를 강화시킨 자들. 이제 살인기계 이상의 효용은 내지 못한다.
오로지 두목과 함께 조직의 상징인 부두목을 설득시키기 위해 배치한 자들이다. 그만 있으면 조직이 반으로 갈라지니까.
그리고 그 전의 두목이 보물을 뺏어간 일도 컸다.
뭘 더 말하겠는가. 그것도 나다. 그 때 원래 두목은 나였고, 데일은 내 분신이였다. 그래서 계약을 했음에도 부두목의 힘이 약간이나마 묶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 애들엔 너도 포함된다.' 라는 말도 포석이였고. 너도 옭아매겠다. 라고 넌지시 던져서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좋아, 좋아."

 

이제 계획은 완성 단계다. 조직을 완전히 두 조각 내어 서로 치고받게만 하면 된다.
그리고 나머지는...

 

"아주 좋아."

 

내가 치운다.

 

.
.
.

 

부두목과 네 명의 초소장들이 모여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 있는 군중은 거의 마적단의 반 정도나 되는 인원.
그 상태에서 부두목이 외쳤다.

 

"제군들! 언제까지 당하고만 살 건가!"
"우우!"

 

애들 사이에 끼워넣은 바람잡이가 잘 해주고 있었다.

 

"언제까지 수탈당하면서만 살 건가!"
"살 수 없다!"

 

두 번 크게 외친 부두목은 조곤조곤 달래듯이 말했다.

 

"제군들은 언제나 수탈당해왔다. 털어온 물건들은 반을 빼앗기고. 보물이 생기면 뜯겨 왔지. 평생 이러고 살 텐가?"
"아니다! 아니다!" 

"제군들을 언제나 배고프게 하는 게 누구인가? 바로 두목이다! 전경수! 놈만 없다면 우린 조금 더 풍족하게 살 수 있는 것이다!"
"오오!"

 

씁쓸하구만. 세뇌당한 대로 보신욕에 젖어가지고는 자폭하고 있다는 것도 몰라.
뭐, 어찌됐든 난 상관없으니까.
이 연설은 사실 요식행위다. 어차피 이 녀석들의 직속 부하들이 이 인원의 8할에 가깝기 때문에 배신해라! 한 마디만 하면 알아서 할 테니까.
부두목이 꼭 하고 싶다길래 하게 하긴 했지만 시간낭비라는 것밖에 몰랐다.

 

"가자! 제군들! 두목을 토벌하고 우리의 평화를 지켜내자!"
"우오오오!!"

 

과연, 두목을 토벌한다라.
그 계획대로 되려나...

 

.
.
.

 

"...이게 무슨 짓이냐. 부두목."
"두목, 당신은 너무했소."
"뭔 개소리야."
"모두의 보물을 빼앗아갔지. 재물도, 보물도! 모든 게 당신 것인가!"
"무슨 헛소리야! 내가 정도를 지키지 않고 빼앗아간 적이 있었던가!"
"개소리 하지 마! 당신만 없었어도!"
"...말을 말자, 개 x 같은 새끼. 데일이 없었으면 뭣도 모르고 뒈질 뻔 했군."
"데일?"

 

뭔가 이상함을 느낀 부두목이였지만, 이미 늦어버리고 말았다.

 

"쳐라!"
"죽여라!"

 

그곳은 이내 지옥도가 되어버렸다. 온갖 사용자들의 기술들이 난무하며 그와 함께 혈육이 낭자한 지대.
전쟁터였다.

뒤에서 마법을 쏟아내던 차경준이 외쳤다.

 

"저 괴물을 잡아라! 몸으로 막으란 말이야!"

 

전장의 앞에서 싸워대는 두목, 전경수의 활약은 보는 사람의 감탄을 금치 못하게 했다.
양떼 사이를 누비는 늑대처럼, 평지를 달리듯이 달려나가는 그의 경로에 있는 자들은 죽음을 면치 못했다.
게다가 눈치는 어찌나 빠른지, 위험한 마법이 날아오겠다 싶으면 재빨리 몸을 피했다.
근접 클래스 초소장들이 막으러 다니고는 있었으나 그들로서도 벅찬 모양이였다.
마법사 클래스인 차경준이 대학살을 벌이며 균형추를 맞추고는 있었지만, 승리를 예견할 수 없는 박빙의 싸움이였다.

 

"젠장! ... ... ... Fire ball!"

 

또 한번 여럿을 죽인 차경준은 주변을 돌아봤다. 이미 그들은 수십 명 단위로 줄어든 상태.
퍼뜩, 지금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면 이기더라도 마적단은 끝난다.

 

"젠장! 두목!"

 

지금이라도 화친을 신청하려던 그 때,

 

[깨달음이 너무 늦군 그래.]

 

전장 전체에 거대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전경수도 그 목소리에 위를 쳐다봤다.

 

[다 죽어라.]

 

그리고, 차경준의 그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거대한 마법이 몰아쳤다.

 

꽈르릉!

 

거대한 번개들이 연이어 내리쳤다. 그것에 스치기라도 한 자는 온몸이 녹아내렸고, 정통으로 맞은 자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자고로 마법의 위력은 준비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말이 있다. 두 적대 세력이 모이는 곳과 이동해서 만나는 지점까지 계산해서 그곳에 마법진을 깔아둔 데일, 아니 하승우의 마법은 가히 공전절후의 위력을 뿜어냈다.
이 모든 것은 여동생을 구하기 위하여.

 

"끄아아악!"
"으아아아!"

 

그리고 그 번개세례가 끝나고 남은 것은 전경수, 하나뿐이였다.

 

"너.. 누구냐."
"내리쳐라."

 

콰광!

 

이미 만신창이였던 전경수는 그대로 사라졌다.
너 따위에게 할애할 시간은 없다. 지금 지하감옥에서 오빠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동생이 있단 말이다.

 

"아참."

 

하승우는 전경수가 사라진 자리에서 목걸이 하나를 집어들었다. 입술 모양의 괴이한 목걸이.

 

"승윤아, 기다려라."

 

오빠가 간다.

 

 

 

 

Happy End? 

level.3 사용자 정상인간

ㅎㅇ요

성별
직업
일반검사
성향
레벨
Lv.3
경험치
2900 EXP